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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분노 그리고 존엄한 “정치-문화적 복수” 최형록(경남 민중행동 필통 필진) 1. “한강의 기적(奇跡)”인가 “한강(恨江)의 기적(欺積)”인가? “민족 대 이동”. 이런 군중의 설레는 귀향을 바라보는 굴뚝 위 이창근과 김정우 두 노동자의 심정은 어떨까? 그 차디 찬 아스팔트 길 위에서 오체투지 하는 노동자들의 온 몸과 온 정신의 절규가 울려야할 수신자들의 “이간의 고막”을 심장이 쾅쾅 뛰듯이 울릴까? 그 수신자들은 “맹자의 4단(端)이라는 자명고(自鳴鼓)”를 이미 찢은 지 오래가 아닌가? 자본의 야수적 탐욕과 “자유 민주주의”라는 탈을 쓴 파쇼의 증오심 그리고 “이 세상에는 자본주의 외에는 어떤 다른 대안도 없다”(TINA: There Is No Alternative)라는 자기 기만적 무지 앞에서! 팽목항의 그 장마 같은 눈물들 눈물들은? 201.. 더보기
우리에게 ‘내일을 위한 시간’이 있을까? 공기 (생계형 청년활동가) ※ 이 글에는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몇 주 전 다르덴 형제의 영화 을 봤다. 이전에도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켄 로치 감독의 영화만큼이나 추천을 받아 온 터라 기대가 큰 게 사실이었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줄거리를 보고 ‘과연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까?’ 생각하면서 부랴부랴 영화관으로 뛰어갔다. 독립영화 상영관이 제일 많다는 서울에서도 이 영화의 배급률은 매우 저조했고, 그렇기에 맞는 시간대를 찾는 것도 상영관을 찾는 것도 꽤나 어려웠다. 잔잔하게 시작된 영화는 ‘산드라’를 중심으로 때론 남편과 함께, 산드라가 일했던 공장 동료들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았다. 이 영화는 동료의 복직과 보너스 천유로를 두고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선택을 현실적으.. 더보기
진보정당의 정책에 대한 오해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장) 정책을 나름 다루어온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흔히 진보정당의 정책 생산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은 정책을 어떤 대단히 뛰어난 정책 활동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개개인의 능력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더 더욱 그렇다. 마치 노벨상이 무슨 대단한 천재 한 명의 업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과학사에서 천재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기껏해야 백 년에 한두 명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과학적 업적들은 한두 명의 천재의 작품이 아니라 기초과학 인프라와 집단적 노력의 산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천재의 출현을 기대한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 더보기
대학거부, 그 후의 삶을 응원한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내가 만약 10년이나 20년 늦게 태어났다면 나는 대학거부를 선택했을까? 혹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했을까? 한 번쯤 고민해봤을 수는 있지만 쉽사리 선택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입시위주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의식을 키우고 그것을 바꿔내기 위한 실천활동을 했어도, 학교는 바꿔야할 대상이었지 거부해야 할 대상은 아니었다. 당시 우리들에게 대학거부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의미―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대학 대신 공장을 선택하는 것―였는데, 함께 활동했던 ‘절친’이 대학과 공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도 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대학을 선택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방위로 근무하는 동안 내가 모시는 장교(대위)로부터 두터.. 더보기
민주노총 직선제 무엇을 남겼나? 조태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정책기획국장) 이제 중3으로 올라가는 큰아들 친구의 꿈은-(큰아들의 꿈이 절대 아니다) ‘착한 사채업자’라고 한다. 기가 막힌다. 청소년의 꿈이 사채업자라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착한 사채업자가 되고 싶다는 그들의 사채업자에 대한 인식도 충격이다. 초등학교 시절 수학영재로 영재교실에 다니든 사채업자가 꿈인 이 아이는 요즘은 온라인 게임 페인을 산다고 한다. -(가끔 아파트에서 후두티를 입고 다크서클이 자글자글한 그놈을 본다. 사실 난 그놈이 좀 무섭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고도 고리의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신체포기 각서를 제출하고 결국 장기까지 팔아서 빚을 갚는 이야기가 이제 심심찮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나온다. 난데없이 민주노총 직선제 관련 글에 왜 사채업.. 더보기
재해를 당한 노동자의 죄의식 이은주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활동가) 12월 24일 녹산공단에서 선전물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한 노동자가 눈에 뜨일 정도로 다리를 끌며 식당을 나왔다. 여러차례 선전전에서 낯익은 얼굴이다. 무거운 물건을 옮기다 허리를 다쳤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산재신청해서 치료도 받으셔야죠” 하니 “내가 산재신청하게 되면 회사가 보험료가 올라가니 민폐라서”라며 말끝을 흐리셨다. 상태로 봐서 심각한 정도이니 꼭 상담을 오시라는 당부를 하고 헤어졌다. 이틀 후 창원공단의 한 노동조합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또 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동화 공정에서 부품을 이동시키는 로봇의 팔이 일하던 노동자의 오른쪽 귀를 강타하는 사고가 있었다. 노동자는 오른쪽 귀가 심하게 찢어지게.. 더보기
2014년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을 되돌아보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조직국장 안혜린 학교비정규직노동자는 조리실무사, 조리사, 영양사 등의 학교급식 직군과 도서관 사서, 행정실무원, 교무실무원, 과학실험원 등의 각종 보조 직군 및 영어회화전문강사를 비롯한 각종 강사 직군 등 60여개가 넘는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구, 학교비정규직본부)는 지난 2012년 당시로서는 유래가 없었던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을 결의하였다. 파업 결의 당시의 이런저런 여론 중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니들이 설마 아이들의 밥을 가지고 장난을 칠 수 있겠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당당히 거리로 나섰다. 두고 온 아이들이 너무나도 아팠지만, 학교 내의 수많은 차별을 없애고, 학교를 보다 인간적인 노동현장으로.. 더보기
장애정도‧유형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자립할 수 있는 경남을 바라며... 송정문 / 사.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2007년 5월 7일.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경남을 만들기 위해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경남협의회)가 출범하였다. 중증장애인 스스로의 목소리로서, 중증장애인의 참여와 활동이 보장되는 사회로 개혁하고자 당당한 실천을 결의한 출범선언문의 내용은 여전히 우리가 장애운동을 우선하는 목적이기도 하다.경남협의회의 출범은 조금 독특하다. 바로 ‘장애인정책과 예산 분석’을 통해 나와 함께 공부하던 10여명의 장애인들이 경상남도의 자립‧사회참여정책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함을 알게 된 후, 계획된 차별에 대한 분노를 통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분노는 경남협의회의 출범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경상남도를 비롯한 10개 시( 당시 경상남도는 창원시, 마산.. 더보기
S&T 중공업 노동자들 특별한 정년 퇴임식 김택선 ( S&T중공업지회 정년노동자) S&T중공업 지회 단체협약엔 ‘제28조(정년) 1. 조합원의 정년은 만 56세로 하며 정년 퇴직일은 당해 년 도 12월말로 한다. 2, 회사는 정년퇴직자 본인의 요청이 있고, 일반건강 진단 상 이상이 없을시 1년간 촉탁계약을 한다’로 명시되어있다. 정년퇴직을 앞둔 63명의 노동자가 단체협약에 의거 1년간 촉탁신청을 했으나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이를 거부해 정년을 앞두고 있던 노동자들이 뿔난 것이다. 정년을 이틀 앞둔 2014년 12월 30일 43명의 정년 노동자들이 노동부 앞에서 정년퇴임식을 진행했다. 회사는 해마다 정년퇴직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년 2∼3일을 앞두고 정년퇴임식을 실시한 후 남은 기간을 유급 처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2014년 12월말.. 더보기
손톱만큼의 희망 이정희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수요일 오후 4시40분. 창원대로 한 가운데에 있는 차룡사거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주섬주섬 전을 편다. 테이블을 꺼내고, 홍보물을 꺼내고, 정류장 곳곳에 현수막도 붙이고. 혹시나 따뜻한 차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이버너도 가져와서 주전자에 물도 끓인다. 사람들을 맞을 준비가 끝나면 얼추 5시가 다 돼 간다. 12월 동지섣달이라 5시가 되기 조금 전부터 주위는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한겨울에 버스 정류장에 전을 펼치는 이유는 전자업종 여성노동자 실태조사를 위해서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경남여성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함께 하고 있는 은 지역의 노동문제를 고민하는 단체들이 모여서 만들었는데, 에서는 2014년부터 핵심사업으로 전자업종 여성노동자 실태조사를 진.. 더보기
체공녀와 연돌남, 강주룡과 다나베 기요시 이김춘택 / 체공녀와 연돌남 그리고 굴뚝인 두번째 이야기 어제 1931년 평원고무공장 여성노동자 강주룡의 을밀대 고공농성과 당시 잡지 에 실린 강주룡 인터뷰에 대한 글을 썼다. 체공녀 연돌남 그리고 굴뚝인 - http://gnfeeltong.tistory.com/7 그러면서 잡지 글 서두에 언급된 일본의 ‘연돌남’이 누구이며, 어떤 까닭으로 굴뚝농성을 했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혹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있는 친구) 후지이 다케시( 藤井たけし)라면 찾아서 알려줄 수도 있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랬더니 정말로 몇 분 지나지 않아 일어판 위키피티아에서 ‘연돌남’에 관한 정보를 찾아서 알려주었다. http://ja.wikipedia.org/wiki/%E7%85%99%E7%.. 더보기
체공녀(滯空女)와 연돌남(煙突男) 그리고 굴뚝인 이김춘택 이 추운 겨울, 구미 스타케미칼과 평택 쌍용자동차에서는 차광호, 이창근, 김정욱 동지가 굴뚝 위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할 때면 항상 언급되는 것이 한국 노동운동 최초의 고공농성으로 알려진 1931년 평원고무공장 노조활동가 강주룡의 을밀대 고공농성이다. 역사학자 박준성선생님이 세상에 그 존재를 알린 이후, 강주룡의 을밀대 고공농성은 이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 되었다. * 박준성 선생님이 쓴 ‘강주룡의 을밀대 고공농성’ 관련글 보기 http://hadream.com/xe/history/43300 그런데, 강주룡의 을밀대 고공농성을 아는 사람들 중에서, 1931년 고공농성 며칠 뒤에 강주룡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글을 읽어 본 사람은 많지 .. 더보기
전교조 법외노조 공방의 진실은 양태인 (마산동중 교사, 2014년 전교조 마산중등지회장)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확립의 적, 전교조를 없애라 - 전교조 법외노조 공방의 진실은 전교조 탄압의 새로운 수단 ‘법외노조가 뭐지?’ 2013년 노동부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만지작거리던 전교조 탄압 카드를 빼들었다. ‘노조 아님 통보!’이명박 정부는 전교조가 해고된 자의 조합원의 자격을 유지하게 하고 있는 규약을 법에 맞게 고치라는 공문을 전교조에 보낸다. 전교조는 노동조합법도 아닌 시행령에 근거한 시정 요구가 부당하다며 이를 거절했다.몇 차례 공문이 더 왔지만 그대로 넘어 갔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다시 시정 요구 공문을 보낸다. 전교조는 거절했다. 이번에는 날짜까지 명시하여 시정 요구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노동조합법 상의 노조가 아니라 .. 더보기
내 취미 이야기-나무랑 놀기 내 취미이야기 (진창근) 나무랑 친해진지도 10년정도 되었네요. 처음 나무를 깎기 위해 산 조각도는 문방구에서 파는 조각도였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처음 뭘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 지 막막한 일이기도 합니다.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손에 잡히는 작은 나무로 흉내내기를 했지만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는 180도 다른 모양이 내 손에 남았었습니다.나무를 깎을 때 조각도는 항상 날이 서 있어야 합니다. 특히 단단한 나무일수록 칼날이 무딜 경우, 힘을 많이 주게되어 조각도가 나무에 밀려 손을 다치게 됩니다. 제 왼손은 크고 작은 흉터로 10년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나무조각을 할 때 직접 만든 조각도를 사용합니다.일상생활에서.. 더보기
밀양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곽빛나 며칠 전, 코끝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고 눈 내리던 날 옷깃을 여미며, 밀양송전탑이 들어선 단장면 동화전 마을의 사랑방에 갔다. 올 11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사랑방에 모여 몸살림 운동을 하고 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낭끝할매와 서울댁할매 손을 잡으면서 벌써 2014년의 끝자락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5월말 101번 송전탑 부지에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농성막을 가기위해 매일 산을 오르던 그때는 점점 더워지는 여름이 오는 것이 두렵고 걱정스러웠는데, 그런 순간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이 공사는 끝나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던 순간들도 찰나같이 지나갔다. 2012년 8월 1일 밀양으로 파견 나온 이후 가장 끔찍했던 2014년 6월 11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