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사업주들은 항상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질문1. 저 노동자는 저 일을 해도 괜찮은가?

질문2. 나는 저 노동자가 일을 하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가?

질문3. 나의 가족(아이)은 저 노동자가 하는 일을 해도 괜찮은가?

 

이는 노동자들이 어떠한 작업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기초적 질문이다. 만약 세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 일은 위험하며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대책은 세 가지 원칙에서 의거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노동자는 업무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해서는 안 된다.

둘째, 노동자는 업무로 인해 질병에 걸려서는 안 된다.

셋째, 노동자는 업무로 인해 휴식을 방해 받아서는 안 된다.
결국 노동자는 노동과정에서 어떠한 위험으로부터도 보호받아야 하며 이는 사업주의 의무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위의 질문은 커녕 위험이 뻔히 보이는데도 노동자를 작업하게 한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면 노동자의 잘못이라고 노동자에게 사고 발생 책임을 지운다.

위험이 명백한 곳에 노동자를 내 몰아 놓고 작업을 시키다 최근에 STX 조선 사내하청 물량팀 노동자 4명이 폭발로 인해 사망했다. 만약 STX 조선 사업주가 물량팀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의 질문을 했더라면 사고는 예방 되었을 것이다. 환기는 충분히 이루어졌을 것이고(특수 도장이라도 환기는 가능하다.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에게 최후의 보루로서 송기 마스크를 지급하였을 것이다.(방독 마스크를 지급했고 그래서 노동자들은 질식 사망한 것이다.) 그리고 감시인을 배치하여 상시적으로 가스 농도를 측정하였을 것이고, 작업 허가서에 없는 인원을 투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명백한 STX 조선의 잘못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노동자들은 위험 작업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위험이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다음의 질문을 해 보자.

사업주는 내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내 작업의 위험을 사업주는 제거해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제거할 수 없다면 기술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궁극적으로 사업주는 내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술, 담배하지 말라고 하는 것 빼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번 물어보자.

“내가 하는 이 일을 당신의 가족(아이)에게 평생 시킬 수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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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휴업수당 미지급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고용노동부 통용지청, 5개 업체 4억9천6백여만원 미지급 확인 -
- 휴업수당 법적 기준의 27.8%밖에 지급받지 못해 -
- 1인당 평균 미지급액 51만원 -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추석 전 해결 노력하겠다 답변 -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인한 작업중지기간에 대해 하청노동자들이 법적 기준에 턱없이 모자란 휴업수당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근로감독 결과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9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 5개사 모두 휴업수당을 법정 기준보다 적게 지급한 사실이 적발되었으며, 적발된 5개 업체에 대해 960여명의 노동자에게 4억9천6백여만원을 추가적으로 지급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에는 미지급 노동자 수와 금액만 밝혀져 있어 정확한 근로감독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이에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공동대책위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여 보다 구체적인 휴업수당 미지급 실태를 아래와 같이 파악하였습니다.

 

삼성중공업 5개 협력업체 휴업수당 미지급 근로감독 결과

 지급해야할 법적 휴업수당

 687,042,944원

 실제 지급된 휴업수당

 190,627,708원

 미지급 휴업수당

 496,415,236원

 휴업수당 지급율

 27.8%

 휴업수당 미지급 노동자

 973명 중 962명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5개 업체가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라 지급해야할 휴업수당의 총액은 687,042,944원이었습니다. 그러나 5개 협력업체는 하청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을 190,627,708원만 지급했고, 496,415,236원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하청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받아야 할 휴업수당의 27.8%밖에 지급받지 못한 것입니다.

이를 지급받지 못한 노동자 수로 나누면 1인당 미지급액은 평균 51만6천원이나 됩니다.

또한 973명 중 962명이 휴업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거의 대부분 하청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이 미지급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삼성중공업 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휴업수당 미지급에 대한 근로감독을 확대 실시하고 있으며 가급적 9월 말까지 근로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중공업에는 140여개 사내하청업체가 있습니다. 또한 삼성중공업 안에서 일하지만 삼성중공업 밖에 회사를 둔 사외업체도 많습니다.

5개 하청업체 휴업수당 4억9천6백여만원 미지급이라는 근로감독 결과를 삼성중공업 150여개 사내외 하청업체로 확대해 단순 계산하면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휴업수당 미지급액은 최대 15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관계자는 현재 근로감독을 진행 중인 업체들의 경우 앞서 근로감독한 5개 업체와 비교하면 휴업수당 미지급 금액이 30% 정도인 것 같다고 귀뜸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휴업수당 미지급 총액은 최소 45억원이 됩니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은 5개 협력업체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선소 다단계 하청고용 구조에 의해 5개 협력업체의 출입증을 가지고 사고 당시 일을 하고 있었더라도 물량팀이나 재하도급업체, 불법인력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근로감독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5개 하청업체의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노동자의 수도 962명보다 훨씬 많고 미지급액 총액도 4억9천6백여만원보다 훨씬 크다고 보아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보도자료에서 미지급 휴업수당에 대한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는 사법처리 하는 등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하청업체 대표를 사법처리한다고 해서 하청노동자들이 못 받은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 기준의 27.8%의 불과한 휴업수당을 지급받은 것도 원청 삼성중공업이 ‘휴업보상금’이라는 명목으로 하청업체에 그 정도 금액밖에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크레인 사고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원청 삼성중공업이 휴업수당 미지급액에 대해서 제대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청업체에 대해서는 “사업처리하는 등 엄정대처”하겠다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협력업체의 재정 사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삼성중공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하니 과연 ‘당부’만으로 삼성중공업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할 지 의문입니다.

 

한편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공동대책위는 9월 19일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앞에 마련된 현장노동청을 찾아가 부산을 방문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공동대책위는 김영주 장관에게 5개 협력업체 근로감독 결과를 전달하고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휴업수당 미지급 문제를 원청 삼성중공업이 해결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제 역할을 다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같은 요청에 대해 김영주 장관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체불임금 문제를 중요하게 챙기고 있다. 휴업수당도 체불임금이므로 삼성중공업 휴업수당 문제가 추석 전에 해결되어 하청노동자들이 추석 명절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끝)

Posted by 민중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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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돈  한화테크윈지회

 

나는 노동조합활동을 하면서 해고를 당해 18개월 만에 복직이 되었다.  당시 느낌과 복직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달라고 하셨는데 특별히 해야하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조합활동을 하면서 보았던 여러가지 관계를 떠올리며 투쟁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가져본다 그러면 우리사회와 조직에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질문에 내게 해답을 주었던  "단속사회"라는 책에서 저자는 인간, 동물, 속물, 유령, 괴물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한다. 

 

1.'인간’은 질문하는 존재이다. 살았으나 죽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질문 없이 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질문이 생길 때 그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성 있는 삶을 살게 된다. 
현실적인 삶이 요구하는 강제된 정해진 범위 안에서의 선택 이상의 삶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진정성 있는 삶을 살 수가 없다.
 
2.'동물’은 질문을 하지 않는 존재를 말한다. 동물은 주어진 대로 조화를 이루며 산다. 동물은 자연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동물에게는 질문이 없기 때문에 오직 현재 안에서 만족하며 산다. 

만족만을 알뿐 진정한 행복은 모른다. 동물에게는 오직 풍요와 안전만이 중요하다. 모험을 하지도 불화를 겪지도 질문을 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소망이 아니라 현재적 욕망으로 인한 소비만이 중요하고, 삶의 의미가 아니라 오직 재미만을 추구한다. 

3.'속물’은 질문이 있는 척하는 존재다. 척 하느라 매우 바쁜 존재를 말한다.
전정한 질문이 없으면서도 질문이 있고 해답을 찾고 있는 것처럼 열심히 살지만, 진정한 존재인 것처럼 스스로를 위장할 뿐이며, 질문을 가진 사람처럼 연기하는 존재이다. 아무 가치가 없는 일에 목숨을 거는 경우가 많고, 자신을 드러내고 전시하고 과시할 뿐 진정한 삶은 없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과 같다.

 

4.'유령’은 질문을 할 수 없는 자들이다. 이 사회에는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장애인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소수자들이 그렇다. 지하철 출입문 사고의 김 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비가시화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면 응징을 받는다. 질문이 허락되지 않는 존재가 바로 ‘학생’들일 수 있다. 그들은 언제나 가만히 있어야 한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순응 하느라 죽어간 세월호의 아이들은 죽기 전에 이미 유령이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참혹한 사회인가?

5. '괴물’은 질문을 파괴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타인을 ‘유령’으로 만드는 자들이다.

질문을 할 수 없는 유령같은 김군을 죽게 만든 메트로 설비 차창 같은 자들이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 고통을 불가피한 희생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괴물이 된다. 
생각해보면 주변에 이런 괴물 같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누가 이들을 이리 만들었는지 한번은 생각 해보아야 한다. 어쩌면 우리 속에 이런 괴물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회사와 조합 내에서 이런 5가지 부류가 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복직 후 일상을 적어 달랬는데 옆으로 새었다. 삼성에서 한화로 인수된 후 처음 접하는 회사 분위기가 낯설기만 한데 회사 안은  극명하게 둘로 나뉘어 서로 말조차 안하는 동료들이 있고 또 최근에는 한화가 잘하는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사업분할 문제로 시끄럽다.

아마도 미래에는 돈되는 것만 빨대 꼽고 안되는 건 부동산과 함께 매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러면 더욱 뭉쳐야하고 연대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지만 앞에서 언급한 부류의 사람들의 위치에 따라 오히려 분열되고 무관심 해져가는 것을 보고 있다.
이 사태 앞에서 이전 해고노동자의 이름으로 적은 일기에 적은 편지를 기억한다. 내용을 소개하고 중구난방의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우리는 같은 편이 아니면 적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편’이 되어주지 말고 ‘곁’이 되어주십시오.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언제든 '적'이 될 수 있습니다. 내 '편'은 언제든 남의 '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편을 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내 편이 되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편이 되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편드는 것이 힘들어지고 그는 편드는 것이 편한 쪽으로 옮겨갑니다. 그러니 절망 하고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나 일관성 있게 그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 것을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편'이 아니라 '곁'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곁'이 되어 준 사람은 심지어 내가 적이 될 때도 '곁'에 있습니다.
 '곁'은 내게도 자유의 공간을 선사하고 그에게도 자유의 공간을 선사합니다. 동시에 그 자유의 끈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곁은 '품'입니다. '편'은 실상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요 '곁'은 ‘너’에게 유익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곁’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마창거제 산추련 소식지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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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정체성은 피부색이나 신장색이 아닙니다.
사람의 정체성은 마음과 생각으로 정의됩니다..'
(대우조선 컨테이너선 추락사고로 고인이 된 랄바하둘의 SNS 상태 메세지)

 

 

 김 정 열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운영위원ᆞ대우조선 현민투 사무국장)

 

네팔에서 온 청년 타파체트리랄바하둘. 줄여서 랄바우둘이라 부르며 나는 그를 랄이라 부른다. 랄과 나는 친구다.

우리의 인연은 2015년 초 이주노동자 태권도 모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그렇듯 랄은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늘 지쳐 있었고 그런 그에게 태권도 수업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생활이자 해방구였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선 어떻게든 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런 랄은 모임때마다 항상 어깨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상태가 악화되었는지 몸이 아프다며 몇 개월 모임을 쉬었고, 2016년 11월 부터 태권도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랄을 다시 만난건 8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만난 그의 모습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영안실에 누워있었다.


2017년 6월 14일 오후 1시 36분 경, 대우조선 c안벽 4303호선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컨테이너선 라싱브릿지(대형 컨테이너 적재를 고정하는 철 구조물)의 도장작업을 위해 최 상부로 이동하던 중 7~8m터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우측 안면 함몰, 어깨골절, 대퇴부 골절과 췌장, 간 손상으로 간신히 목숨만 붙어 있었다. 긴급히 부산대학병원 외상센터로 이송했으나 뇌사상태였고 15일 새벽 2시 30분, 사고발생 반나절 만에 사망판정을 받았다.

 

랄의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평소 어깨와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랄의 노동시간은 400시간이 넘었고 종종 모임에 빠지던 이유는 늦은 시간까지 잔업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소위 조선업이 가장 잘나가던 2009년 부터 파워공(사상공)으로 살인적인 착취를 당해왔으니 몸이 성할 리가 없다.

그런데 회사는 사고원인을 “수직 사다리 이동시 3타점 미지지”, “인양로프 미사용”이라며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했다. 

과연 사실일까?
사망사고가 발생한 4303호 컨테이너선은 14일(사고당일) 인도 예정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17일로 일정이 연기됐다. 그만큼 마무리 공정이 임박했을 것이고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그 어느때 보다 생산성에 혈안이 되어있는 대우조선에서 사망사고는 충분히 예고된 인재임을 추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랄은 태권도 모임에 참석할때까지만 하더라도 분명 파워공이었다. 그랬던 그가 도장작업을 하다 추락했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언제 도장(페인트)으로 바뀌었단 말인가?

네팔친구 S의 진술에 의하면 랄은 지속적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더이상 파워일을 할수 없다며 보직변경을 요청 했다. (당연히 산재신청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하청 노동자에게 산재는 곧 블랙리스트 등록이자 해고다.)
올해 초 휴가를 떠난 랄은 네팔에서 어깨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직종이 변경된 정확한 날짜는 알수 없으나 휴가 전후로 본다면 도장작업을 한지 길어야 6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도장작업도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근골격계질환으로 몸이 엉망이 된  랄에게 사다리를 타고 팔을 어깨 이상 올리는 페인트칠의 고소작업을 시켰다는 것은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살인 행위와 다를바 없다.

 

2인1조의 위험한 작업에도 그는 혼자서 일을하다 변을 당했다.  2m이상의 고소작업시 회사는 추락방지예방의 안전조취를 해야 함에도 사고가 난 라싱브릿지에는 그물망도, 발판 설치도, 라이프라인도 없었다. 이는 당연히 원청에 책임이 있고 원청이 안전보건법을 지켰더라면 그는 죽지 않았다.

 

위험한 일을 거부하지 못하고 시키는데로 할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도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바로 고용허가제라 불리는 현대판 노예제를 말한다. 보다 좋은 조건, 안전한 회사로 이직을 하고 싶어도 사장의 허락 없이는 이동할수 없다. 행여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다 자칫 눈밖에 나면 미등록자가 되어 강제추방을 당할수도 있으니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든 것을 통틀어 보면 랄의 죽음은 결국 국가와 자본의 탐욕에 의한 예고된 살인이다. 사람이 죽어도 고작 몇 십에서 몇 백의 벌금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니 기업주는 안전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고, 국가는 기업을 위한 제도로 이주노동자를 이중 탄압하는 구조가 되풀이 된다.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산재공화국 대한민국의 적폐가 그를 죽인것이다.

 

 

'사람의 정체성은 피부색이나 신장색이 아닙니다.
사람의 정체성은 마음과 생각으로 정의됩니다.'

그는 어린 딸과 임산한 아내를 두고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던 랄은 내게 노동적폐 청산이라는 큰 과제를 남기고 말없이 떠났다.

 

 

 

부디 산재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랄을 기억하는 모든 이에게 이 영상을 바칩니다.)




https://m.youtube.com/watch?v=PVOnSNrz6Cs


 

Posted by 민중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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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스물일곱 살 지훈씨는 전남 강진에서 알바천국 광고를 보고 거제에 왔다. 광고에는 “일급 15만원, 4대보험 회사부담, 당일 바로 입사”라고 되어 있었다. 조선소 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뭐 못할 것도 없겠다 싶었다. 구인광고에 나와 있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하니 당장 오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거제에 와보니 광고처럼 당일 입사가 되는 건 아니었다. 지훈씨 말고도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에서 온 또래가 2명 더 있었는데, 전화를 받았던 ‘제일ENG’ 과장이라는 사람이 모텔을 잡아주며 일단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일ENG’가 아닌 ‘현주기업’이라는 곳에서 사람이 왔다. 숙소도 원룸으로 옮겼고 드디어 입사 날짜가 잡혔다.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삼성중공업에 가서 8시간 교육을 받으니 출입증이 나왔다. 그런데 출입증에는 ‘서우기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현주기업이면 어떻고 서우기업이면 어떠랴, 지훈씨는 드디어 일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뻤다. 다음 날부터 삼성중공업에 출근해서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곳에서 도장작업 보조로 일했다.


나의 사장님은 도대체 누구인가? 


며칠 뒤 지훈씨는 ‘씨엔씨’라는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한 여자 대리는 사정이 생겨서 지훈씨 소속이 현주기업에서 씨엔씨로 변경되었다고 했다. 도대체 뭔 소린지…… 지훈씨는 슬슬 불안해졌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아저씨들은 지훈씨에게 “너는 ‘맥스’ 소속이다”라고 알려줬다. 이건 또 뭐지. 맥스에서는 전화 한 번 온 적도 없는데 내가 맥스 소속이라니…… 지훈씨는 지난 번 통화했던 씨엔씨에 전화를 해 왜 사람들이 자신을 맥스 소속이라고 하는지, 맥스는 어떤 회사인지 물었다. 그러자 “당신은 씨엔씨 소속이 맞고 씨엔씨가 맥스하고 계약을 한 것”이라고 알려줬다.

 

점점 불안해진 지훈씨는 씨엔씨에 근로계약서는 안 쓰냐고 물었다. 곧 쓸 거라고 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다시 몇 번을 전화하고 나서야 근로계약서를 쓰자는 얘기를 들었다. 씨엔씨에서는 퇴근시간에 맞춰 삼성중공업 앞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하지만 지훈씨는 사무실 구경도 할 겸 직접 찾아가겠다고 했다. 또 몇 번 전화를 해서야 겨우 사무실 주소를 받았다. 지훈씨는 저녁에 퇴근을 하고 같은 운명(?)의 또래 2명과 계약서를 쓰러 사무실을 찾아갔다.

 

알려준 주소대로 찾아갔지만 사무실 같은 곳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하니 사람이 나와 동네 작은 커피집으로 안내했다. 간판은 커피집이었는데 들어가 보니 그곳이 책상 두 개가 놓인 사무실이었다. 본사는 김해에 있는데 거제에 사무실을 연 지 며칠 되지 않아서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고 했다. 어쨌든 그 커피집 간판의 사무실에서 지훈씨는 근로계약서, 아니 용역계약서라고 된 계약서를 썼다.

 

그런데 이상한 건 월급이 맥스에서 반이 들어오고 씨엔시에서 나머지 반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월급이 두 군데서 각각 입금되었고 씨엔씨에서 받은 월급명세서에는 ‘맥스급여액’이라고 구분되어 적혀있었다. 또 계약서는 씨엔씨와 썼지만 4대보험은 맥스 이름으로 가입이 된다고 했다. 지훈씨는 맥스하고도 근로계약서를 써야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진=뉴스1)

 

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레인 사고

 

2017년 5월 1일 오후 3시 삼성중공업에서 작업 중이던 크레인 붐대가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무너진 붐대는 마침 쉬는 시간에 간이 화장실 근처에서 쉬고 있던 노동자들을 덮쳤다. 신고를 받고 회사 구급대가 왔지만 수습이 안 됐다. 119에 신고해 구급차가 왔지만 사람도 지나다니기 힘든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장에서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부상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데에만 45분이 걸렸다. 결국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들 31명은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그것도 8개 하청업체에 각각 소속되어 있었다. 8개 하청업체 소속이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하청업체 아래 또 각기 다른 물량팀이나 인력업체 소속으로 되어있었다.

 

사망자 유족들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피 말리고 진 빠지는 보상협상을 했다. 대통령선거를 며칠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장례식장을 찾았고 유족들에게 “삼성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지만 삼성에서는 부장이 협상에 나올 뿐 실질적인 협상은 하청업체 협의회가 맡았다. 결국 협상에 지친 유족들이 하나, 둘, 셋 보상에 합의하고 장례를 치르는데 2주가 걸렸다.


부상당한 하청노동자에게는 며칠 뒤부터 하청업체 총무나 물량팀장이 찾아왔다. “산재신청하면 삼성에서 다시 일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그냥 공상 하는 게 어떻겠냐”고 은근히 부탁을 했다. 산재신청을 하긴 해야겠는데 정말 앞으로 삼성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하청노동자들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25명 부상 노동자들이 모두 산재신청을 하는데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더 걸렸다.

 

25명의 노동자들은 육체적인 부상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상처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노동자가 입원 중인 거제 백병원은 때마침(?) 증축공사 중이었는데 공사현장에는 타워크레인이 서 있었다. 그 노동자는 크레인이 움직일 때 혹시 나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칼이 쭈뼛 설 때가 있다고 했다. 정신적인 상처를 포함한 부상노동자들의 장기적인 치료를 불법 인력업체가, 영세한 물량팀장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하청업체가 책임질 수 있을까. 이 역시 원청 삼성중공업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25명 부상 노동자들에 대한 장기적인 치유대책은 마련되기 어렵다.


 

스물일곱 지훈씨는 다행이 오늘도 안녕하다


6명 사망자 중에는 91년생이 한 명 있다. 그는 군대 제대하고 나서 곧바로 조선소 일을 시작했다. 대우조선에서만 꼬박 3년을 일했다. 간혹 일이 없을 때는 삼성중공업에서 잠시 잠시 알바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크레인 사고가 난 2017년 5월 1일은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출근한 첫 날이었다.

 

91년생이면 스물일곱 살. 사고 다음날 문득 지훈씨 생각이 나서 카톡을 보냈다. 연락이 없었다. 혹시 지훈씨도 사고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한참 뒤에 전화를 하니 다행히 전화를 받았다.

 

출근했다가 노동부 작업중지 명령으로 일을 안 한다고 해서 통근 버스를 타고 나가는 길이라고 했다. 혹시나 싶어 물으니 자기는 사고 난 곳과는 다른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조금 뒤, 자다 깨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서 미안하다는 카톡이 왔다. 그리고 "2주 동안 작업을 안 한다는데 그럼 월급을 못 받는거냐"고 묻는다.

 

2주 뒤 작업중지 명령이 풀리고 지훈씨는 다시 출근해 일을 해고 있다. 사고 전이나 사고 후나 지훈씨가 일하는 현장은 크게 변한 게 없다. "안전수칙 위반으로 걸리면 즉시 퇴출시킨다"면서 노동자에 대한 통제가 빡세졌을 뿐이다. 


조선소에서 일한 지 이제 4개월, 새벽같이 일어나서 저녁이면 파김치가 돼서 회사 숙소로 들어오는 지훈씨의 일상도 변함이 없다. 다행히 지훈씨는 오늘도 안녕하다. 다만 월급날이면 자신의 사장이 씨엔씨인지 맥스인지 아니면 출입증에 적힌 서우기업인지 여전히 궁금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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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욕나온다 2017.06.14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치 내 얘기를 적은 것 같아서 욕나온다
    다른게 있다면 그렇게 조선소 일한지 10년이 넘었단거...

(사진=한겨레)


하 승 우 (청년활동가)


‘탄핵정국’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도 약 한 달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와 ‘비정규직 문제 반드시 해결’을 선언하면서 ‘일자리 문제’에도 많은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 즉 노동 문제는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자 적폐 청산이 시급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때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을 들여다 보고자 합니다.


1.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3일 만에 인천공항을 방문하여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 명의 정규직화를 약속했습니다. 인천공항은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여 말이 많았던 곳입니다. 직원의 약 86%가 비정규직인데 이는 (2017년 3월 말 기준으로) 공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1] 비정규직의 임금 (연봉 2500만~3000만 원) 또한, 정규직 신입 사원의 임금 (연봉 4200만 원)을 기준으로 해도 약 60%~70%밖에 되지 않습니다.[2] 이러한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신문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정규직화가 이뤄진다면 좋은 일입니다. 다른 부문의 정규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안심하고 좋아하기에는 이릅니다. 이 ‘정규직화’가 진짜 정규직이 아닌, 직접고용 ‘중규직’이나 자회사 ‘정규직’으로의 전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정규직화를 말하면서 “자회사를 세워 채용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3] 즉 아직 어떤 ‘정규직화’인지 확정되지 않았고 공항공사 측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규직화 방식 중 하나로 자회사 채용을 말하는 것은, 공항공사 측이 자회사 채용도 ‘정규직화’로 간주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직접고용 ‘중규직’과 자회사 고용의 경우 고용 안정은 상대적으로 보장할 지 모르지만 임금 등 처우 개선은 없는, ‘무늬만 정규직, 가짜 정규직’인 사실상 비정규직입니다. 회사 명찰만 바꿔 달 뿐입니다. 직접고용 ‘중규직’화는 노동자를 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정규직화’ 기만과 관리비 등 회사 측의 비용 절감 목적이 큽니다.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이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 하면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다’[4], ‘(직접고용 시) 10% 세이브(아낄) 수 있다’[5]고 말한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자회사 고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왜 그냥 고용하지 않고 굳이 자회사를 따로 만들어 고용하는지를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이러한 방식을 ‘정규직화’라고 한다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사실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도 많이 했습니다. 2013년 ~ 2015년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7만 4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이 ‘정규직’은 임금이 비정규직과 같은 ‘중규직’(무기계약직)이었습니다.[6]


문재인 대통령의 인천공항 방문 이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그날 ‘비정규직 급여를 정규직 수준으로 올리는 것보다 신분안정(고용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서울시와 국회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용역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한 사례도 소개했다고 합니다.[7] (앞서 언급한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의 ‘비용 절감’ 발언 부분 참고) 대통령이 이러한 발언들이 ‘무늬만 정규직화’ – 결국 비정규직 고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사진=머니투데이)


2. 비정규직 고용부담금


일자리위원회 보고서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용역보고서를 준용해 '비정규직 고용부담금'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합니다.[8] 구체적으로는, 이 보고서를 준용한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율이 11%를 넘는 300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최소 7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780만 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부과’합니다. 즉 최소 7000만 원에서 시작하여 비정규직 고용율이 100%인 경우 1억 780만 원을 내야 하는 것입니다.


보고서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독점자본(대기업)을 위한 정책입니다.


‘비정규직을 쓰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부담금을 내면 비정규직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장 금액 규모만 보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담금이 7000만 원부터 시작해서 대기업이 100% 비정규직만 고용해도 겨우 1억 780만 원밖에 안 됩니다. 대기업이 비정규직을 사용함으로써 아끼는 – 실제 단순 금액 부분뿐만 아니라, 원청 책임 회피, 노조 탄압 용이 등을 포함한, 그러나 포함하지 않더라도 – 비용을 생각하면 1억 780만 원은 껌값도 아닙니다. 결국 ‘비정규직 제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는 탈을 쓴, 비정규직 사용을 보장해 주는 제도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이대로는 문제가 맞지만 대기업이 비정규직 사용으로 – 실제 단순 금액 부분뿐만 아니라, 원청 책임 회피, 노조 탄압 용이 등을 포함하여 – 이득을 볼 수 없을 (또는 손해를 볼) 정도로 부담금을 강하게 부과하면 괜찮지 않느냐- 하는 식의 주장도 사실 기만적입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러느니 그냥 비정규직을 철폐하면 되는 일입니다.


3. 노동시간 단축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저녁과 휴일을 드리겠습니다." - 문재인 (2017년 1월 18일 (당선 이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있었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정책 얘기 이전에 우선 배경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과 생산력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알파고과 이세돌의 대결 때도 그렇지만 기계, 컴퓨터, 자동화가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의 신문 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혹은 빼앗길 위험이 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동문 도입으로 빠르게 사라진 버스 차장 (흔히 ‘버스 안내양’), 하이패스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요금소 노동자들, 2만 명이 근무했지만 로봇 투입 후 관리원 100명만 남았다는 중국의 한 공장[9], 그 외에도 알게 모르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고 있는 여러 공장들, 자율주행차 등등.


생산력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 줄어드는 만큼 각 개인이 더 적은 시간을 일하면 좋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적은 노동자에게 많은 일을 시키고, 필요 없어진 다른 노동자들은 해고해 버립니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업자(정확히는 산업예비군)가 양산되는 이유입니다. 또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자(산업예비군)가 늘어나는 만큼, 적은 일자리를 둘러싸고 노동자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이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킵니다. (‘너 말고도 일할 사람 많다’, ‘저는 더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습니다’…) 취직을 못하면 비참하고, 취직을 해도 열악한 환경에서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상태로 일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참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각 개인이 더 적은 시간을, 더 많은 사람이 일해야 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단축해 봤자 얼마나 단축하는가의 문제를 떠나)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시간 단축을 약속한 것은 환영받을 일입니다.


아뇨, 사실 아닙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면 노동시간 단축은 반드시 임금의 삭감 없이, 오히려 더 높은 임금과 (더 좋은 노동조건과)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어도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임금이 줄어든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비정규직이 ‘좋은 일자리’가 아니듯이, 적게 일하는 대신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적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노동자의 경우에도 기존 임금 구조를 그대로 가져간 채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임금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임금이 줄어들 수 있는데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해서 ‘합리적 방안’을 찾으라고 합니다. ‘고통을 분담’? 노동자의 고통과 회사의 고통은 다릅니다. 노동자는 임금이 줄거나 노동조건이 악화되거나 해고되는 게 고통입니다. 회사는 줄 임금이 늘거나 노동조건 개선에 쓰는 비용이 늘거나 해고 쉽게 못 하는 게 고통입니다. ‘합리적 방안’? 아마 노동자가 임금 삭감을 (그 정도의 차이는 있되) 받아들이라는 게 ‘합리적 방안’일 것입니다. 결국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냥 임금을 감축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함정이 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감축을 하여(하되) 고용을 늘리자’는 것은 실제로는 임금만 삭감되고 고용 창출 (‘좋은 일자리’ 확대) 등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습니다. 사실 실제로 그렇게 되어 왔습니다. 따옴표 친 내용을 다시 봅시다.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감축을 하여(하되) 고용 증가’ – 어디서 많이 본 주장 같지 않습니까? 바로 박근혜 정부의 ‘임금피크제’입니다. 임금피크제란 쉽게 말하면 장년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는 대신 그 돈으로 청년 고용을 늘린다는 것입니다. 한국노총이 2016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한 회사들 중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도 신규채용은 물론이고 신규채용 ‘계획’ 자체가 아예 없는 곳이 절반을 넘는다고 합니다.[10] 그리고 임금피크제는 청년 실업을 해결하겠다고 도입한 것인데,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노동자들 탄압하고 임금피크제 도입하여 임금 삭감하고 했어도 청년실업률은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11]


애초에 임금이란 것은 제한된 기금을 두고 벌이는, 노동자들 간의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경제학적으로 보자면 임금은 노동자가 창출한 잉여가치에서 나옵니다. 노동자가 창출한 잉여가치에서 일부는 노동자의 몫 즉 임금이 되고 나머지 일부는 자본가의 몫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자신이 창출한 잉여가치에서 자신의 몫을 가져갑니다. 따라서 노동자가 임금을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는 자신이 창출한 잉여가치에서 얼마만큼 가져가느냐의 문제이지, 다른 노동자가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장년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다거나 비정규직의 임금 인상을 위해 정규직의 임금을 깎는다거나 하는 식의 논리가 말이 안 되는 이유입니다.

[1] 연합뉴스 <공기업 3명 중 1명 비정규직…마사회ㆍ인천공항 80% 넘어>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16/0200000000AKR20170516166200003.HTML


[2] 한국경제 <인천공항 정규직 신입 연봉 4200만원…비정규직은 2500만~3000만원>

http://news.hankyung.com/society/2017/05/12/2017051256181


[3] 경향신문 <문재인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 무기계약직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121356001


[4]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노사 간담회 때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 하면 관리비 3%를 절약할 수 있다. 결코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볼 수 없다"며 "1만명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 금년 내에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 오마이뉴스 <새 대통령 오니 "정규직 전환"... "이렇게 간단한 일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25112


[5] 매일노동뉴스 <정부, 인천공항 1만명 정규직 전환, 모범사용자 될까>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233


[6] 서울신문 <[단독]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대부분 ‘중규직’> 

http://www6.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517009007


[7] 조선일보 <文대통령, '정규직 전환+α' 달라는 민노총에 일침>


[8] 매일경제 <[단독] 비정규직 많은 대기업에 최소 7000만원 부담금 부과> 

http://news.mk.co.kr/newsRead.php?no=321481&year=2017


[9] 중앙일보 <2만 명 근무하던 중국 공장, 로봇 투입 뒤 100명만 남아>

http://news.joins.com/article/17351739


[10] 연합뉴스 <한국노총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 52% 신규채용 안해">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1/20/0200000000AKR20160120152900004.HTML


[11]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참고, e-나라지표 ‘청년 고용동향’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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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승우 2018.02.13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 다시 보니까 단어가 잘못 들어가 있네요. '노동자가 창출한 잉여가치...'가 아니고 '노동자가 만들어 낸 가치생산물'입니다. 가치생산물에서 일부를 노동자가 임금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를 자본가가 가져갑니다. 당시 잠을 못잔 상태로 써서 오락가락 했나 봅니다.

(사진=뉴스1)


이대로는 또 사고 난다

-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가 말하는 크레인 사고 -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5월 1일 크레인 붕괴 사고가 났을 때 사고현장 바로 옆에 있는 해양플랜트 모듈에서 일을 했던 노동자였다. 사고 당일 상황과 평소 일을 하면서 생각했던 문제점에 대해 한참 전화 통화를 했다. 그리고 며칠 뒤 함께 일하는 동료 노동자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더 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가 직접 보고 느낀 크레인 사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조선하청노조 : 이렇게 직접 연락을 하고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고맙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

 

하청노동자 : 사고가 난 곳이 마틴 프로젝트 모듈인데 우리는 사고가 난 모듈 바로 옆 모듈에서 일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에 쿵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간격을 두고 두 번 났다. 보통 작업하다 보면 그런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진동이 울릴 정도로 소리가 컸다. 무슨 일이 났다 싶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지브크레인 붐대가 꺾인 채 무너져 있었고 골리앗 크레인이 지브크레인을 위에서 누르는 것 같은 모습으로 충돌해 있었다. 현장 관리자가 작업 중지하고 내려오라고 해서 모듈에서 내려왔다.

 

조선하청노조 : 사고현장 바로 옆 모듈이라면 사고가 난 모듈과 비슷한 것인가?

 

하청노동자 : 그렇다. 둘 다 같은 마틴 프로젝트이고 나란히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사고가 난 모듈과 구조가 거의 같다. 그래서 일하는 현장 상황이나 조건도 거의 비슷하다.

 

조선하청노조 : 사고가 난 날이 노동절 휴일이었고, 정규직은 쉬었는데 하청노동자만 일하다 사고가 났다는 점을 언론에서 많이 주목했다.

 

하청노동자 : 노동절 휴일에 주로 하청노동자가 쉬지도 못하고 나와서 일한 건 맞는데, 사실 우리 같은 일당제는 공휴일에 나와서 일하는 건 항상 있는 일이다. 공휴일이라고 쉬면 돈이 안 되기 때문에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공휴일에 나와서 일한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

 

조선하청노조 :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가?

 

하청노동자 : 사고가 난 프로젝트는 공사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 삼성에서 공정을 매우 서둘렀다. 다른 해양플랜트 현장에서도 일을 해봤는데 여기처럼 이렇게 작업을 서두르는 것은 처음 경험했다.

 

공정을 서두르다보니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혼재작업’이다. 5~6명 정도가 일하면 적당한 공간에 20~30명이 꽉 들어차서 작업을 했다. 그것도 서로 다른 업체가 서로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공간에서 함석, 보온, 용접, 그라인더, 도장, 전기, 시운전 등 해양플랜트 관련한 거의 모든 공정이 한꺼번에 다 이루어졌다. 상부와 하부에서 동시에 작업을 하는 것도 문제다. 위에서 작업하다 공구나 자재가 떨어지면 위험한데 실제로 그렇게 떨어져서 다친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황당한 일도 있었다. 작업하다 잠시 밖에 나가려고 하는데 내가 들어온 출입문이 잠겨있는 거다. 출입문 반대편에서 다른 업체 작업자가 다른 작업을 하고 있어서 잠긴 거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어디로 나가야 되는지 물어봐서 다른 출입구를 찾아서 나가야 된다.

 

조선하청노조 : 들어온 출입문이 잠겨서 어디로 나가야 되는지 모른다면, 사고가 날 경우 위험할 수 있겠다.

 

하청노동자 : 당연하다. 언젠가 우리반 반장이 지나가는 말로 “여기서 불나면 다 죽는다”고 말했는데 듣는 순간 섬뜩했다. 실제로 이번에 크레인 사고였으니 그렇지 만약 불이 났다면 정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현장을 직접 보면 “불이 나면 다 죽는다”는 말을 바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용접 작업을 하려면 바닥에 불연재를 안전하게 깔아놓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공정에 쫓기다 보니 안 그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일하던 곳 근처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불똥이 튀어서 불이 날 뻔한 적도 있다.

 

조선하청노조 : 사고가 난 뒤 회사에서는 오후 3시가 휴식시간인데 노동자들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일찍 쉬어서 피해가 커졌다는 애기가 있었다.

 

하청노동자 :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공정을 서두른다고 좁은 작업공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투입시켜놨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지킬 수가 없다. 휴식시간에 화장실 근처 흡연장소로 내려가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되고 그렇게 줄 서서 내려가면 휴식시간이 다 끝나는 게 현실이다.

 

휴식시간 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에도 배에서 줄서서 내려가서 식당까지 가서 식판에 밥을 받으면 벌써 40분 가까이 지난다. 밥을 먹는지 마시는지 급하게 먹고 쉬지도 못하고 다시 작업 현장으로 올라가도 이미 1시가 넘는다. 그래서 아침에 아예 김밥을 사가지고 와서 점심시간에 식당에 내려가지 않고 김밥으로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쉬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휴식시간에 크레인 작업을 하는 것도 문제다. 평소에도 휴식시간에 신호수들이 호각을 불어가며 크레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권순현)

 

조선하청노조 : 이번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분들 중에 물량팀 노동자도 많은 걸로 안다.

 

하청노동자 : 우리도 물량팀인데, 우리 업체는 작업자 대부분이 물량팀이다. 그런데 우리 경우에 근로계약서도 안 썼고, 4대보험을 들으라는 얘기도 없었다. 게다가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오는데 월급명세서도 안 준다. 그래서 월급을 받아도 무슨 돈을 얼마를 공제했는지 알 수가 없다. 매일 매일 작업한 공수를 스스로 기록해 놓고 내가 기록한 것과 월급과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제야 얘기하지만, 우리는 사고 전 날까지 사고가 난 모듈에서 일하다 사고 당일 바로 옆 모듈로 옮겼다. 만약 옮기지 않고 계속 일했다면 우리 역시 그 시간에 사고가 난 그 장소에 있었을 것이고 우리도 다치거나 죽었을 것이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4대보험도 안 들었는데 만약 내가 사고를 당했다면 보험 문제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니 그것도 막막한 문제겠더라.

 

조선하청노조 : 삼성 발표에 따르면 사내 구급대가 사고 후 5분 만에 현장에 왔고, 사외 119구급대는 사고 후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하던데 맞나?

 

하청노동자 : 안전모에 사내 구급대 전화번호가 있고, 또 교육을 받기도 했다. 사내 구급대는 5분 만에 도착한 것이 맞을 거다. 그런데 사외 119구급대가 10분 만에 왔다고 하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사내 구급대가 도착해서 사고 현장까지 올라가는 데만 5분 가까이 걸린 텐데, 올라가서 현장을 보고 119구급대에 연락을 해서 119구급대가 출동해서 들어오면 10분 만에 올 수가 없다. 정확한 것은 119출동 자료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10분 만에 오지는 않았다.

 

조선하청노조 : 사고 이후 수습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하청노동자 : 좁은 작업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혼재작업을 했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수습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나가려고 해도 줄을 서서 한참 걸려야 하는데 사고가 나서 아수라장인 상황에서 다친 사람들을 신속하게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옮기는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불이 나면 다 죽는다”는 것이 딱 들어맞는 현장인데, 그러한 현장 상황에 대비한 사고 대응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었겠는가.


조선하청노조 : 그렇다면 이번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것은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하청노동자 : 노동부가 어떤 조사를 하고 어떤 감독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크레인 충돌 사고였지만 크레인이 안 부딪힌다고 다가 아니다. 사람들 쉬는 시간에 크레인은 쉬지 않고 계속 작업한 것도 문제고, 가장 큰 문제는 공사기간에 쫓긴다고 좁은 작업 공간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을 투입해서 혼재작업을 한 것이다. 만약 이 문제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고 무리하고 비정상적인 혼재작업이 계속된다면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일하는 작업자들에게 물어보면 다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이대로는 사고 또 난다. (끝)

 

Posted by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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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남도민일보)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가 말해주는 것들

- 하청중심 생산구조, 위험의 외주화 바꿔내고 박대영 사장 구속해야 -

  

어제, 전국 곳곳에서 제127주년 세계노동절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2시50분,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 충돌사고로 지브크레인(jib carne) 붐대가 무너지면서 휴식 중이던 노동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가 나자 언론과 정치권 모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노동절 휴일에 발생한 사고이고, 사상자들이 전원 하청노동자라는 점이 그 관심을 더 키웠다.

 

이번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뼈아프게 확인시켜 준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해 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만약 노동절 휴일이 아니었다면?

 

언론과 정치권이 큰 관심을 가진 것은 사고 당일이 노동절 휴일이었고, 사상자 전원이 하청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법적 휴일인 노동절에 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쉬었는데 하청노동자들은 쉬지도 못하고 나와서 일을 하다가 목숨까지 잃는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이는 '절반의 사실'이다. 만약 노동절 휴일이 아닌 평일에 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연 달랐을까? 아마도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소 생산직, 특히 사고가 난 해양플랜트 관련 부서의 생산직은 90% 이상이 하청노동자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열에 아홉'이 하청노동자이므로 사망사고가 나도 '열에 아홉'이 하청노동자가 죽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라고 하여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왔다.


실제로 안전보건공단이 지난 4월 11일 발표한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통계 산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청노동자의 사망사고 만인율은 0.39로 정규직 사망사고 만인율 0.05보다 8배 가까이 높다.

 

그러므로 이번 삼상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사망하고 부상당한 사람이 모두 하청노동자인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하청노동자가 노동절 휴일에도 근무를 한 사실 보다 조선소 해양플랜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열에 아홉은 하청노동자인 '하청중심 생산체제'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 하청중심 생산체제를 변화시키지 않는한 위험의 외주화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표=헤럴드경제)


'포괄임금제'라는 올가미

 

그런데 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은 대부분 쉬는 노동절 휴일에도 왜 나와서 일을 해야 했을까?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없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이 힘없는 하청노동자의 현실이기는 하지만, 제도적으로 하청노동자의 휴일노동을 강제하는 것은 '일당제'나 '직시급제'라고 불리는 '포괄임금제'의 올가미다.

 

포괄임금제는 최근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후보들 간 쟁점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선에서는 주로 사무직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무료 노동의 원인으로 이야기되었는데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에게도 포괄임금제는 커다란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평일 결근 없이 일을 하면 일요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다. 또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이상 초과노동을 하거나 휴일노동, 야간노동을 하면 각각 50% 가산임금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물량팀 노동자들은 '일당제'나 '직시급제'와 같은 포괄임금제로 되어 있어 주휴일도, 가산수당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신이 일한 날 수와 시간에 일당이나 직시급을 곱한 만큼만 임금을 받는다. 일당이나 직시급에 주휴수당, 초과노동수당, 휴일노동수당, 야간노동수당이 다 포함되어 있는 포괄임금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절이나 공휴일 같은 휴일에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휴무를 해도 임금이 나오고 일을 하면 가산임금을 받지만, 일당제나 직시급제 하청노동자는 일을 하면 평소와 같은 임금을 받고 일을 안 하면 아무런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일당제, 직시급제 노동자에게는 노동절 휴일이 아무 의미가 없고, 공휴일이라고 일을 안 하면 오히려 그만큼 임금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에서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노동절 휴일에 일을 해서 불만인 것이 아니라 어쩌면 노동절 휴일인데도 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워 했을지 모른다. 노동절 휴일이라고 일을 쉬었으면 하루치 일당만큼 월급이 줄어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마음 놓고 쉴 수 있기 위해서는 대통령 후보들이 저마다 공약한 포괄임금제 폐지 약속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만약 휴식시간이 아니었다면?

 

언론에서는 저마다 이번 사고를 보도하며 사고 시간이 노동자들의 휴식시간이었고 노동자들이 휴게공간에 모여 있어서 인명피해가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를 보여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휴식시간이어서 노동자들이 모여 있던 것이 문제가 아니라, 휴식시간에 노동자들이 쉬고 있는데도 크레인 작업은 계속 이루어진 것이 진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삼성중공업 협력사 대표는 사고 당시가 오후 2시50분으로 정해진 휴식시간인 오후 3시가 아니었는데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10 - 20분 먼저 화장실 근처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결국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을 제대로 안 지켰기 때문에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말인가?

 

만약 오후 2시50분에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오후 3시에 크레인은 과연 작업을 멈추었을까? 삼성중공업은 크레인 운영규정이나 작업지침에 작업자들의 휴식시간인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크레인 운영을 정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제출해야 한다. 또한 규정이 있다면 그것이 평소에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현장의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에도 작업자들의 휴식시간과 무관하게 크레인 작업은 계속해 왔다고 하기 때문이다.


(출처 = 삼성중공업)

 

골리앗크레인은 정규직이, 지브크레인은 하청노동자가

 

구로역 스크린 도어 사고 등 최근 하청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최소한 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역시 안전과 직결된 업무의 외주화, 비정규직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가 난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사현장에는 골리앗크레인과 지브크레인이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의 사고 설명도 그렇고, 직접 사고현장에 가서 보니 작업의 특성상 골리앗크레인과 지브크레인의 작업공간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즉 두 크레인은 언제라도 작업 중 충돌 가능성이 있었고, 그 만큼 두 크레인을 운전하는 작업자 사이에 그리고 밖에서 크레인 운전자와 신호를 주고받는 두 크레인의 신호수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골리앗크레인 운전자와 신호수는 삼성중공업 정규직노동자인 반면 지브크레인 운전자와 신호수는 하청노동자였다. 두 크레인이 정규직노동자와 하청노동자로 나뉘어 있어서 의사소통이 안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크레인 작업자가 모두 정규직노동자였다면 작업을 위한 의사소통과 조정이 더 원활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었고 삼성중공업 책임자는 크레인 장비를 담당하는 노동자만큼은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하청에 재하청, 다단계 착취구조

 

어디 크레인 작업자뿐일까?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6명의 노동자는 같은 회사 소속이 아니다. 6명의 노동자가 5개 하청업체에 각각 소속되어 있다. 부상당한 노동자를 포함한 31명의 노동자의 경우 8개 하청업체에 각각 소속되어 있다.

 

이것이 현재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현실이다. 한 작업공간에 일을 하는 하청노동자의 소속이 서로 다르다. 그들은 소속이 다르므로 서로 아무런 상관없이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 이처럼 생산관리와 안전관리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현장에 각기 다른 수십 개 업체 노동자들이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작업 기한에 쫓겨 가면서, 그래서 안전은 쳐다볼 겨를도 없이. 이와 같은 현실을 한 물량팀 노동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조선소 현장을 가보면, 블록이 이제 막 세워져 취부를 하고 있는데 취부사 똥구녕을 따라 가면서 용접사가 용접을 하고, 또 용접사 똥구녕을 따라오면서 사상공이 사상을 해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취부, 용접, 사상 모두 물량팀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물량을 빨리 빨리 쳐내야 물량팀장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8개 업체 31명의 노동자 중 같은 하청업체로 분류된 노동자들도 실제로는 각각 소속이 다를 수 있다. 조선소 고용구조가 하청에 재하청, 다단계 착취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출입증에는 같은 하청업체 이름이 적혀 있더라도 실제 자신이 속한 물량팀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또한 물량팀 보다도 못한 인력업체가 알바천국 같은 곳에 낸 구인광고를 보고 전국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의 불법 파견고용이 조선소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어느 인력업체 소속인지도 모르고, 자신의 법률적 사용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자신이 속한 인력업체 사무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다.

 

보상과 처벌 원청 삼성중공업이 책임져야

 

이렇게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한 노동자 31명이 각기 다른 하청업체 소속이고, 또 그 하청업체 안에서도 다른 물량팀 소속이거나 불법 인력업체 소속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고를 당한 노동자에 대한 보상과 책임을 져야 할 사용자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법적으로 삼성중공업은 보상 책임이 없을 수 있다. 사고를 당한 하청노동자들의 사용자는 삼성중공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만약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본공'이 아니라 물량팀 노동자이거나 불법 인력업체 노동자라면? 하청업체 대표 또한 그 노동자에 대한 보상 책임이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세한 물량팀장이나 사무실에 책상하나 전화기 하나 놓고 임금따먹기를 하는 불법 인력업체가 제대로 된 보상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자본이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하청업체마저 물량팀이나 불법 인력업체 등 다단계 고용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용자가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사고의 경우 하청업체, 물량팀, 불법 인력업체 등 각기 다른 사용자가 각각의 노동자와 보상협의를 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사고를 당한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는 삼성중공업이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전체적인 생산을 관리하고 두 개의 크레인의 작업을 조정하고 관리해야 할 삼성중공업이 사고의 명확한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삼성중공업이 사고를 당한 노동자에 대한 보상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나서야 한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또 한 번 억울한 일을 당하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하라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 역시 마찬가지다. 무려 6명이나 목숨을 잃은 대형 참사다. 그리고 가장 큰 책임은 삼성중공업에 있다. 과연 경찰과 노동부와 검찰은 누구에게 어떠한 처벌을 할 것인가?

 

노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른바 '기업살인법'이라고 불리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해왔다. 하루 평균 7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는 현실에서, 그 책임이 있는 사용자를, 특히 원청 사용자를 엄하게 처벌하지 않고는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 언론과 정치권 등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것이 잠시 동안의 관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고에 관심을 표명한 대통령 후보들이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자신의 공약으로 발표해야 한다. 그것이 6명 하청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법 제정 이전이라도 이번 사건의 책임자를 엄벌하는 것이다. 경찰과 노동부와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고 조사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

 

덧붙임 : 작업중지명령, 하청노동자에게는 '무급 데마찌'

 

5월 1일 사고 이후 노동부는 삼성중공업 현장 전체에 대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당연한 조치다. 그런데 권민호 거제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고용노동부에 "지금 조선산업이 매우 어려워서 전 작업구간을 중단시키면 안 된다. 전 작업구간을 중단시키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며 사고현장 이외의 현장에 대한 작업중지명령을 풀어줄 것을 요구해 빈축을 샀다. 더구나 그 같은 작업중지명령에 대해 "기관(고용노동부)의 이기심으로 인해서 그랬는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황당한 말을 하기도 했다.

 

권민호 시장이 걱정해야 될 일이 있다면 삼성중공업 회사의 피해가 아니라, 하청노동자들의 피해다. 삼성중공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상당수가 5월 10일까지 휴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휴무를 하지 않더라도 작업중지명령으로 일을 못하는 경우 정규직노동자는 법이 정한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은 다르다. 작업중지 명령으로 일을 못하게 되면 휴업수당은 언감생심, 고스란히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른바 '무급 데마찌'가 관행이기 때문이다.

 

하청노동자의 '무급 데마찌' 문제 역시 그 책임은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있다. 원청이 하청업체에는 휴업수당을 적용해주지 않기 때문에 하청업체는 무급 데마찌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하청노동자 산재사고에 안타까워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작업중지명령으로 며칠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하게 될 하청노동자들의 현실까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은 무리한 부탁일까.(끝)


# 이 글은 경남노동자민중행동 '필통', 거제뉴스광장, 오마이뉴스에 함께 기고했습니다.


(페이스북 거제도모임에 올라온 작업중지명령 관련 하청노동자들의 의견)




Posted by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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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청 싫어!싫어!싫어~ 2017.05.03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하청 노동자들의 처한 현실을 너무 잘 적어 주셔서 제가 눈물이 날 정도네요.
    이번에 고인이 되신분중에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물량팀도 있던데 보상이나 제대로 될지 걱정입니다. 삼성은 책임이 없게 되는 현실 참 답답하네요.
    좋은글 추천 드리고 갑니다.

  2. 하.. 2017.06.07 2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진짜 누가작성하셨나요..?
    꼭맞는말만하셔서 반박불가네요..

여영국 (경상남도 도의원)

 

* 마창거제산추련 소식지 '산재없는 그날까지 100호 특집'에 실린글입니다.

1996년 죽지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 작업중지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되돌아보며 쓰신 글입니다.

 

20년도 넘은 1995년경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는 조선소 노동자들이 작업중지권 확보를 위한 전국적 투쟁을 전개한바 있다. 필자 또한 당시 금속연맹경남본부 조직부장으로 있으면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완장?을 차고 작업중지권 활동을 한바 있다. 이후 역할이 달라지고 정치활동에 참여하면서 작업중지권에 대해 저만치 떨어져서 20여년을 살아왔지만 노동자들의 생명권은 20년 전 보다 더욱더 위험한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작년 5월 온국민적 울분을 불러왔던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끼여 사망한 청년노동자의 죽음은 작업중지권의 허상을, 경시되는 노동자 생명권의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작년9월 인터넷설치기사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작업을 하다 감전 추락사하였다. 작년 7월에는 폭우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던 배달노동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지하철역에서,기차선로에서 조선소에서,건설현장에서,건물외벽에서,댕크안에서,전신주위에서,우편배달집배원까지 그 범위도 점점확대되고 있다. 뚜렸한 특징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어쩔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이윤추구와 노동자 분열지배를위해 하청,외주화와 비정규 노동을 확대시키고 즐겨온 자본과 정부의 분명한 책임이 있는 인재다.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아무런 저항권이 없는 노동자들에게 법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산업안전 보건법 제26조 (작업중지 등)에는 사업주나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우리의 노동환경이 이런 법에 따라 위험에 따른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인가? 이런 법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될까?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먼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원청노동조합이 있는 조선소 조차도 1차하청과 2차물량팀이라는 다단계 구조속에서 작업중지를 했을때 작업중지한 만큼의 임금보전등에 대한 약속이 없는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무런 저항권도 없는 미조직 노동자들과 개별화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당신에게 작업중지권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에게 은행에 돈많이 있더라는 이야기와 다를바 없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생명권이다. 중대법죄자에게도 사형제도를 없애가고 있는데 먹고 살기 위해 생명이 위협받는 위험마져 감수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잔인하고 야만적이다. 지금 온 국민이 이게 나라냐며 새로운 대한민국건설의 의지가 어느해 보다도 충만해 있다. 지금껏 그래왓듯이 대통령이 바뀌어도 노동은 점점 악화되어왔다. 이래서는 안된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노동자들의 생명권이 존중되는 나라가 건설되어야 한다. 그 출발은 비정규노동,불안정노동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누구나 위험을 느낄때는 작업장에서 대피할 권리와 이로 인한 임금,고용등 어떤 불이익을 받지 않는 온전한 권리를 보장해야한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30년이 되는 올해 다시 노동권리의 깃발을 들자. 노동자들은 조직화되지 않으면 법도 무용지물이다. 노동자들의 조직된 힘 없이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우리의 목숨을 안전하게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저항권을 갖는 노동조합으로 조직화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나고 세월호 리본뱃지를 손에 쥔 이후 의회, 행사장, 동네에 나갈 때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있다. 동료의원들로부터 동네 주민들로부터 제발 그 뱃지좀 안 달면 안되냐며 황당한 항의를 여러 번(지금도) 받았다. “생명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의 최소한의 정체성이다”며 되레 나무라긴 하지만 세월호 아픔마저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막막함이 들기도 했다. 생명권의 문제는 진영논리로 정치논리로 경제논리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동자 대투쟁 30년이 되는 올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던 차에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소식지 100호 기념 원고 청탁으로 가물거리던 노동자의 생명권인 작업중지권을 다시 일깨워준 산추련에 감사드린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을 노동권 쟁취를 위해 헌신해오신 산추련 활동가들과 산추련과 함께 하시는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Posted by 민중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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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1908년 3월 8일 러트거스 광장, 1만 5천 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노동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시민으로의 동등한 권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역시 3월 8일 전후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고 지난 3월 4일 경남에서도 ‘제29회 경남여성대회’가 열렸다.

상남분수광장에서 플래시몹을 하고 창원광장으로 거리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시끄럽다!”
진행자의 말이 잠깐 멈춘 사이, 시끄럽다는 소리가 들렸다. ‘시끄럽다’, 더이상 말하지 말라는 의미의 그 말. 그런 종류의 말은 너무 자주 들어왔다. 여성혐오 살인사건, 세월호 참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도 꼭 누군가 던지는 그 말. 시끄럽다, 지겹다, 그만(말)하라.
그러나 우리는 더 크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노래 부르며 시청광장에 모였다.
다들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묵살하지 않는 사회, 각자의 이야기를 광장에 모여 함께 나누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는 아래와 같은 목소리를 내놓았다.

 

세상을 바꾸는 사칙연산: 최저임금 올리고(+) 노동시간 줄이고(−) 돌봄은 나누고 (÷) 존중을 곱하자(×)

2016년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여성노동자회의 슬로건을 공모했고 ‘세상을 바꾸는 사칙연산’이 선정되었다. 앞으로 여성노동자회는 ‘최저임금, 노동시간, 돌봄노동, 노동존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여성노동자회는 오랫동안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해 왔다.[각주:1] 그때도 적었지만 지금은 최저임금이 여성 최고임금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생겨났고 실제 여성노동자 6명 중 5명이 최저임금 영향권이라는 발표도 있다.[각주:2]
저임금은 장시간노동을 불러온다. 먹고 살만큼은 벌어야 하고, 시간당 임금은 적기 때문에 오래 일한다. 그나마 길게 일해서라도 벌 수 있는 직종은 한정적이어서 요즘같이 시간제 일자리만 늘리는 정책을 쓰면 시간제 일자리를 두 개 세 개 구해야할 판이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요즘, 최저임금은 인상되어야 한다.

돌봄노동은 단어 그대로 무언가(누군가)를 돌보는 것인데 좁게는 가사와 육아를 들 수 있겠다. 가사와 육아는 오랫동안 여성의 노동이었다. 남성은 임금노동을 했으니까. 하지만 요즘 보니 임금노동을 한다고 해서 돌봄노동은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더라. ‘일‧가정 양립’ 정책도 대부분 여성이 대상인 것 같은데 특히 시간제일자리가 여성에게 좋은 일자리라는 걸 보며 여성에게 일(임금노동)도 하고 가사‧육아(돌봄노동)도 하라는 ‘은밀한’ 메시지를 받는 것만 같았다.
돌봄노동은 누군가 보호하거나 수발을 드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 (먹고, 입고, 자고, 쉬고 등) 해야만 하는 노동(요리,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챙기고, 살아가는 공간을 가꾸고, 주변(공간과 사람)을 돌보는 모든 행위. 그런데 자본주의 시대에는 돈이 되지 않는 노동이었고 그래서 누군가(주로 엄마)에게 미루어버렸다.

사람이 살기 위한 꼭 필요한 노동, 돌봄노동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또한 누군가에게 미루고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함께 나누고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최저임금일까? 임금을 받고 노동을 제공하니까 노동은 돈으로 대체될 성질의 것일까? 내가 마트에서 내는 돈은 물건 값일까, 마트노동자의 서비스 값일까?
종종 눈에 띄는 ‘갑질 논란’을 다루는 이슈. 그때마다 놀라며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하나, 혀를 차지만 뒤돌아 톺아보면 나역시 ‘서비스’ 타령을 했던 적도 있고,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인 적도 있다.
얼마 전 놀이동산에 갔을 때 청년 노동자의 옷에 뱃지가 달려 있었다.
  “저도 집에서는 귀한 자식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문구라 웃음이 터졌는데, 그래 모두 누군가의 귀한 가족이고 친구이다. 내가 돈을 내고 사는 것이 결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
매순간 나의 편리가 누군가의 노동에 의한 것임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기계 뒤에 전화기 너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

 

1908년 그날 거리에선 여성 노동자들은 굶주리지 않고 살 권리와 남성에게만 부여했던 참정권을 요구하며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빵은 생존권을 의미하고 장미는 인권을 의미한다.
빵과 장미는 여성에게만 필요한가? 오늘날 빵과 장미는 모두에게 주어졌는가? ‘사람답게’, ‘살’ 권리를 모두가 평등하게 누리고 있는가?
경남여성대회 당일 나에게 여성의 날을 축하한다며 그런데 축하한다고 인사하는 게 맞냐고 묻는 분이 있었고 나는 ‘투쟁’이라고 대답했다. 아직은 축하할 때가 아니며 누가 누구를 축하하고 축하받을 일도 아니다.
빵과 장미는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생존권과 인권은 모두가 평등하게 가지고 있지 않다. 누군가는 당연히 누리는 것을 누군가는 조금도 누리지 못한다. 하루는 24시간으로 공평하게 주어졌다지만 실제 하루를 보내는 방식은 평등하지 못하다. (주로 힘없고 소수인) 무엇은 소외되고 가려지고 소거(입막음)된다.
세계 여성의 날은 단지 여성이 남성보다 잘 살고 싶어서 기념하는 게 아니다. 물론 여성이 남성만큼 살고 싶다고 기념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저 사람이기에 평등하게 존중받고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끝나지 않은 외침이고 투쟁의 날이다.

최저임금은 인권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라. 일만 하다 죽고 싶진 않다. 노동시간을 줄이자.
돌봄노동에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 돌봄노동을 나누자. 노동은 평등하다. 노동을 존중하라.

 



  1. 2001년 여성노동자회는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함께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전국의 528명 여성노동자의 저임금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당시 법정 최저임금 421,490원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4.7%에 달할뿐 만 아니라 너무 낮은 최저임금 때문에 저임금이 고착화된다는 것을 알려냄으로써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불을 당겼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일하는 여성, 100호, 8쪽) [본문으로]
  2. 한국고용정보원에서 고용노동부의 2015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해 최저임금 이하~최저임금 10배까지의 구간에 남녀 노동자들이 얼마나 분포해 있는지 분석했고 그 결과 여성 6명 중 5명은 최저임금의 영향권 아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경향신문, 여성노동자 6명 중 5명 ‘최저임금 영향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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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https://twitter.com/sonjabgo47

 

2013년 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에 대한 회사와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노동자들에게 47억원을 배상하라는 선고가 떨어지자 사람들은 놀라움과 걱정을 쏟아냈다. 당시만 해도 22명의 희생자를 냈던 쌍용차해고자와 가족들이 손배 판결로 인해 더 절망해서 목숨을 잃을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당시, 쌍용자동차 외에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손배대상자 노동자 2명이 200일 넘도록 철탑 위 고공농성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손잡고는 손배가압류의 고통에 빠진 노동자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로 2014년 2월 출범했다. 노동계 뿐 아니라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법조계 등 500여 명의 시민이 뜻을 모았다. 시민들은 국가와 기업이 국민에 행하는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라며 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기 시민모금 캠페인도 펼쳐졌다. 손배가압류 대상자 뿐 아니라 가족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간지 시사인 독자인 배춘환 씨가 4만7천원씩 10만명이 모아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자며 제안했다. 이것이 노란봉투캠페인으로 112일동안 4만7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14억7천여만원을 모금했다.


 

노란봉투캠페인 모금액 가운데 모집비용을 제외하고, 90%는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가족들의 긴급생계의료비지원으로 쓰이고, 10%는 법제도개선활동에 쓰였다. 이 기금을 종자로 법률 전문가의 논의를 거쳐 ‘노란봉투법’이 탄생했다.

 

노란봉투법은 손배가압류의 근거가 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 개정안이다. 주요 내용은 노조법 제3조를 개정해, ▲국민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제한 ▲조합원 개인과 가정까지 파괴하는 손해배상가압류 제한 ▲노동조합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금액을 제한하는 것이다.

 

정권이 거듭될수록 손 쉬워진 손배가압류

 

노동자 손배가압류는 과거 노태우정권에서 정부지침으로 시작되었다. 최병렬 당시 노동부 장관은 “노동운동의 준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노조 쪽의 불법쟁의 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 이후 사법부 판례에서 “불법 파업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며 쟁의행위를 두고 ‘불법’, ‘합법’을 판단해 손해배상을 하기 시작한다.

 

2003년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의 분신,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의 희생으로 손배가압류가 노동자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심각성이 널리 알려졌으나, 제도적 개선까지 이뤄내진 못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창조컨설팅’으로 대변되는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쟁의를 유도해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노조원 개개인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실시하는 등 손배가압류가 기획적 노조파괴 수단으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더니 박근혜 정권에 들어서는 파업을 하지 않아도 손배청구를 하기 시작한다. 구호를 외쳤다고, 소식지를 나눠주었다고, 노조 조끼를 입고 회사로비에 모여 있었다고, 경영진 사진에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열사가 발생한 지회에서 지회장의 울분이 기사화되었다고 회사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사법부는 이를 받아들여 재판을 시작했다. 그리고 청구 금액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해 전월세 보증금까지 가압류해갔다. 그렇게 현재 누적된 손배가압류가 민주노총 사업장만 해도 청구금액이 1,600여억원, 가압류가 175억원에 달한다.


(사진=노컷뉴스)

노동권을 넘어 가족의 삶까지 파괴하는 손배가압류

 

사실상 쟁의의 합법-불법 여부를 떠나 물리적 손해 외에 명예, 모욕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노조와 조합원에게 책임을 물으며, 거액의 손배청구와 재산을 가압류한다. 하지만 1심 선고가 나기까지 1년에서 길게는 6년 이상 걸리는 손배소의 특성상,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 시간을 노조와 조합원은 재산에 대한 권리를 빼앗기고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 손배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조합 활동에 따른 손배가압류로 인해 가족까지 고통 받는 것이다. 심지어 생계비, 임대보증금까지 가압류하기 때문에 가족 전체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 개인의 노동권은 노동조합을 통해 행사되지만 노동조합의 활동은 엄연히 단체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에 개별 조합원에게 노조 활동 결과의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합원 개인 뿐 아니라 가족, 신원보증인, 노조활동에 연대한 시민에까지 책임을 묻기도 한다.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경우, 손해배상가압류는 또 다른 노동탄압 수단이 된다. 대부분의 손배가압류 사업장은 손배대상이 된 개인에게 ▲노조탈퇴, ▲퇴사, ▲소송포기(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정리해고 소송 등) 등을 종용한다. 뿐만 아니라 막대한 금액에 대한 연대책임을 묻고 있는 손배소의 특성 상 개인의 ‘권리 포기’는 곧 동료에 대한 책임 전가로 이어진다. 때문에 손배가압류는 개인에게 심각한 인간성 박탈을 경험하게 한다.

 

손배가압류는 심지어 노조와 조합원의 항소할 권리마저 앗아간다. 건당 수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는 손배청구금액은 그에 비례해 늘어나는 법률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제적 약자인 조합원에게는 항소마저 포기하도록 한다.

 

이처럼 헌법이 보장한 쟁의행위를 사유로 민사상 책임을 묻는 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노조에 대한 손배청구는 기업이미지만 악화시켜 자제하고 있다. 영국은 노동법에 각 조합의 규모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고 있으며, 사실상 손배소가 결국 갈등만 부추긴다는 이유로 노조에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는다.

 


20대 국회 입법 가능할까?

 

시민의 요구로 만들어진 ‘노란봉투법’은 단 한명의 국민도 노동3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 없게 하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권리 찾기운동이다. 그러나 10년을 넘게 노조파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은 손배가압류제도를 없애기란 만만치 않다. 노란봉투법은 2015년 19대 국회에 발의했으나(국회의원 은수미 대표발의), 새누리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렇게 국회가 주춤하는 사이 손배가압류로 인해 고통받는 노동자의 현실은 심각해졌을 뿐이다.

 

법개정을 바라는 많은 시민들과 손배소 당사자의 염원으로 지난 1월 18일 다시 20대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국회의원 강병원 대표발의). 적폐청산과 개혁입법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지금, 노동자 손배가압류 제도 금지하자는 요구 역시 개혁입법 과제의 하나로 요구되고 있다. 노동과 시민이 하나되어 크게 목소리 높인다면 20대 국회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20대 국회에 반드시 통과시켜달라는 시민 입법청원운동도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 노란봉투법 입법청원 하기 : www.bit.ly/노란봉투법_입법청원

Posted by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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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현 (노조파괴 중단_한광호열사정신계승 충북공동행동)

 

 

충북 영동,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작은 공장입니다. 이 공장에서 한 남성노동자가 자결을 했습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떠났습니다. 42세. 한광호. 그는 죽기 전에 수십 개의 담배를 피웠습니다. 동료들은 ‘회사의 악랄한 노조파괴 때문에 한광호가 죽었다’며 오열했습니다.

 

저마다 ‘나도 죽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의 죽음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결말이 될까 공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동료들은 한광호를 그대로 보낼 수 없었습니다. 싸웠습니다. 처절하게 싸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3월 4일 그의 장례를 치르려 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53일째 날. 동료들은 그를 보내려 합니다.

 

노조파괴, ‘공장 문을 넘는 게 죽기보다 싫다’

 

2011년 5월 18일 유성기업은 노조와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 실시를 앞두고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돌입한 파업 4시간 만에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하고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수 백 명의 용역깡패들이 동원되었습니다. 용역들은 소화기로 노동자들을 머리를 내려치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폭력적으로 노동자들을 내쫓았습니다. 심지어 자동차로 노동자들을 치고 달아나기까지 했습니다. 노동자들은 3개월동안 공장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싸웠습니다. 법원 조정으로 어렵게 현장에 복귀한 노동자들. 현장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현장에는 유성기업 경영진이 주도해 만든 어용노조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현장으로 복귀한 동료들과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회사가 주는 물량을 소화하는 데만 열을 올렸습니다. 회사 경영진들은 이른바 가학적 노무관리를 본격화했습니다. 5분만 자리를 비워도 경고를 때리고 임금을 삭감합니다. 항의하러 가면 또 임금을 삭감하고 경고 2회를 때립니다. 이게 쌓이면 출근정지가 나옵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는 잔업도 특근도 시키지 않습니다. 항의하면 또 경고장이 날라 옵니다. 관리사무실로 찾아가면 고소고발. 당시 쌓인 고소고발이 1,080회. 조합원들은 수 십장의 경고장을 받아야 했습니다. 100여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출근정지를 비롯한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현장 곳곳에는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이 발견하고 이를 테이프로 가렸다고 또 징계를 때립니다. 그리고 고소고발. 오죽했으면 관리자가 한 명이 ‘나는 CCTV가 아니다’라며 회사를 그만 두었겠습니까.

 

가학적 노무관리는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했습니다. 2016년 3월, 심리치유센터 두리공감이 조사한 결과 금속노조에 소속된 유성기업노동자의 43.3%가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밝혀졌습니다. 노동자들의 절반이 회사의 가학적 노무관리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광호 조합원은 그 중에서도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회사 공장 문을 넘어가는 게 죽기보다 싫다‘고 호소했습니다. 동료들은 그 고통을 빨리 알아채고 대응하지 못한 것을 가슴 치며 후회했습니다. 그들도 주변을 돌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에 빠져 있었습니다.


(사진=미디어충청)

 

노조파괴 배후, 현대차 정몽구!

 

유성기업노동자들은 2011년 회사의 공격적인 직장폐쇄와 노조파괴에 순응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로서 ‘존엄’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장폐쇄 전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우리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싸움은 치열했고, 또 처절했습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노조파괴 문제를 법원에 재정신청을 내고 법원 앞에서 수 개월동안 노숙농성을 벌여 법원의 재정신청 수용을 받아냈습니다. 2012년 겨울부터 시작해 151일에 걸친 공장 앞 굴다리 고공농성, 2014년 295일간의 철탑 고공농성이 이어졌습니다. 공장 안에서, 광화문에서, 법원 앞에서 삼보일배를 거듭했습니다. 노조파괴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그들은 할 수 있는 온 힘을 쏟았습니다.

 

재판이 열리자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2016년 2월,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서 현대차가 어용노조 설립 및 확대를 포함해 노조파괴를 지시한 정황이 담긴 자료들이 드러났습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노조파괴 배후에 바로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굴지의 재벌 현대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2016년 3월 17일.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 노동자들은 억울한 동료의 죽음, 죽음을 통해 노조파괴의 잔혹함을 세상에 알린 한광호의 시신을 묻지 못하고 ‘열사’투쟁을 시작합니다.


 

처절한 투쟁을 통해 노조파괴 사업주 유시형을 감옥으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한광호열사의 영정을 들고 서울로 갔습니다. 분향소를 차리는 데만 일주일이 넘게 걸렸습니다. “세상 사람들, 한 노동자가 이렇게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노조파괴로, 가학적 노무관리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5월 17일 동료들은 다시 영정을 들고, 노조파괴 배후, 아니 노조파괴의 또 다른 주범인 현대차 본사 앞으로 갔습니다. 분향소는커녕 비닐 한 장 제대로 깔 수 없었던 곳. 분향소를 지키려다 수십 명이 연행되고, 현대차 용역들에게 온갖 수모를 다 당해야 했습니다.

 

그럴수록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유성기업 서울본사, 한남동 정몽구 집앞, 양재동 현대차 본사까지 일인시위와 노숙농성을 하며 싸웠습니다. 유성기업 유시영이 지휘하고, 현대차 정몽구가 조종해 벌인 이 노조파괴 범죄를 반드시 단죄하겠다는 노동자들의 의지는 4계절을 거리에서 보내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 사태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유성노동자들은 가장 먼저 청와대 앞까지 ‘박근혜 퇴진, 노조파괴 사업주 처벌’을 외치며 몸을 기어 청와대 앞까지 갔습니다. 매주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적폐 중에 적폐! 노조파괴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며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사진=노동과세계)

 

노조파괴 없는 세상으로 편히 가소서

 

2월 17일. 유성기업 사업주 유시영을 비롯한 경영진 선고 재판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법원은 유시영회장에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검찰구형보다 높은 1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시켰습니다.

 

노동자들은 서러움과 기쁨이 섞인 울음을 통해냈습니다. “우리 한광호에게 사과하고 가라. 살려내라”며 오열하던 노동자들. 그들에게 1년은 참으로 처절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우리에게 민주노조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웃으며 족구 한 게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민주노조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살 수 있는 현장입니다”

 

‘밤에는 잠 좀 자자’고 시작했던 투쟁. 그러나 잠은커녕 숨 막히는 고통 속에 살아내야만 했던 그들. 그렇게 6년을 버티고 버텨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바라는 노동자들이 옳았고, 사업주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그 한마디에 오열하는 그들. 그들이 이제 353일 만에 열사 한광호를 떠나보냅니다.

 

아무 것도 합의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투쟁을 통해 사업주 처벌을 이뤄내고 치르는 장례입니다. 여전히 산자들은 투쟁할 몫이 남겨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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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노동자 민중행동의 2017년 첫 번째 ‘이유있는 밤’ 토크콘서트가 2017년 3월 8일 있습니다.

 

조합원 평균 연령 54세, 평균 월급 160여 만원의 늙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1년에 평균 9개월의 장기 휴업휴가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정리해고’라는 협박을 받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말 기준 사내유보 이익 잉여금이 5,904억이라고 합니다.
최근 10여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꾸준히 주주배당을 하고 있는 회사라고 합니다.
이 회사의 회장과 친인척 등 특수 관계인들이 61.75%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2014년 당기순이익의 116.7%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기업이, 회사 발전을 위해 피땀 흘려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는 저임금 정책으로, 장기 휴업휴가로 생존권을 유린하고 그것도 모자라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강요, 정리해고 협박이라는 총체적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S&T자본’에 맞서 이 엄동설한을 지나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S&T중공업지회 동지들의 처절한 삶의 얘기를 나누고 연대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S&T자본의 총체적인 노동탄압에 맞서 완강하게 이 투쟁을 이끌고 계신 S&T중공업지회 김상철 지회장님, 부당한 장기휴업중에 계신 황기화 조합원님, 금속노조 법률원 소속 김두현 변호사님, 17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지내신 단병호 전 위원장님이 함께하며 민중행동 대표 손송주님의 사회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지역의 노동자 풍물패연합동지들의 풍물공연과 로템지회 기타패 소달구지의 공연도 함께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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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욱(전국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조합원)


지난 2월 15일 오후 6시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재명) 3층 강당에서 '경남지역 공단·비정규조직화 사업 현황과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말석에 앉아 공부 삼아 들으면서도 '내일 어떻게 기사 쓰지?' 고민이 됐다. 아닌 게 아니라 발표자만 6명이었다. 발표에 이어 질문과 답변까지 3시간 남짓 진행됐다.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정책홍보팀장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조선소를 사회적 통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큰 기업이 넘어질 때마다 '공적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 반면 세금 투입으로 되살아난 기업은 경기가 살아나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이윤은 자기들 호주머니로 챙긴다. 그야말로 '이윤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인 셈이다. 지역에 대한 공헌은 말 그대로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어디 그뿐인가. 온갖 세금과 지원은 시민들한테 다 받아놓고, 경영적인 판단은 한 줌도 안 되는, 재벌 총수 등만 한다. 오판이라도 하는 날엔 기업이 문을 닫는 건 한순간이요, 지역 자체가 뿌리째 흔들린다.

 

거제·통영·고성 지역만 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크고 작은 조선소에 약 9만 명이 고용돼 있다. 이들 조선소가 다 문을 닫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 팀장은 "조선소와 같은 거대한 기업체는 단지 법적 권리를 갖는 주주, 특히 소수 재벌총수 것이 아니라 이미 지역사회 것이다. 노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집단과 조직이 힘을 합쳐 사회적 통제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 이 팀장에게 "(사회적 통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사회적 통제라고 해서 거창한 걸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기업들이 경영을 할 때 적어도 지역사회 눈치를 보거나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이 팀장은 노동조합이 사업장 울타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역을 바탕으로 활동할 때 연대와 계급성은 구현될 수 있다. 지역 모든 민주노조와 함께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 이것이 노동조합, 산별노조 정신이자 지향이다."

그러면서 지난 5일 창립한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동성, 이하 거통고)가 노조 문턱을 없애고자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언급했다. 아이디어는 지난 2011년 발행된 책 〈일본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전〉(기노시타 쓰고 임영일 옮김)에서 얻었다고 했다. (맞죠? ^_^;)

 

"첫 번째, 지역 정규직 노동자나 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모두 지회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것, 두 번째 조합원 가입은 아니더라도 운영위원회에 정규직 노동자나 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참여 보장, 세 번째 연대위원회를 둬 정규직 노동자, 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우선은 세 번째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마창노련'이 생각났다. 종종 술자리에서 '마창노련' 이야기를 듣는다. "그때는 회사 안에서도 치열하게 싸웠지만, 다른 조직이 투쟁하거나 힘들면 공장 울타리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마창노련 정신은 연대다, 연대!" 마창노련은 1987년 12월 14일 창립해 1995년 12월 16일 해산한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 줄임말이다.

거통고가 마창노련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출발은 일단 조합원 36명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기록 차원에서 남겨둔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영남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 운영위원, 신상길 녹산노동자희망찾기 집행위원장, 진환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 사무장, 이보은 웅상지역 더 나은 복지를 위한 사업본부 사무국장, 김종하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노동건강연대사업단 운영위원장 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경남지역을 비롯한 광주, 부산 등 조직가와 활동가 40여 명이 참석했다. 뒤풀이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 쪽이나 정규직 노조 쪽에서 조금 더 토론회에 많이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다들 아쉬워했다.



※군더더기: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2월 17일 자 4면 '기업 위기관리에 노조·지역사회 나서야'와 24일 자 11면 [오거리]'마창노련'과 '거통고'를 참고로 내용을 더 하거나 뺐음을 알려드린다. 아, 그리고 2017년 1월 16일부터 창원중부경찰서(노동 등) 맡고 있다. 각종 제보, 보도자료, 구독신청 등등 대환영! 010-5159-9102.  이메일 m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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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에서 제작한 노동자 건강이야기 뭣이 중헌디 1편 회사와 지정병원

 

http://www.mklabor.or.kr/v3/resources?uid=24&mod=document&pageid=1

 

현장에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재해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은폐된다.
그 중에 하나, 회사와 계약을 맺은 회사지정병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어디에 가서 치료받을지는 당사자의 권리이다.
회사지정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의 권리가 제약되고 

산재가 은폐되는 일은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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