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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언니들에게 듣는다』

마산수출자유지역 외자기업의 폐업과 집단해고에 맞서 싸웠던

 여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투쟁과 삶을 이야기한
여성노동자, 살아있는 역사!
『언니들에게 듣는다』

 


(사)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창립 20주년
사업으로 기획되어, 3년 만에 내놓은
마산 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삶을 되살리는 구술집.
 
“일하는 여성의 생명력으로
삶의 가치를 창조하는 평등평화 공동체“ 기치아래 
2015년 3월 9일 첫 인터뷰를 시작하여 6월까지,
10회에 걸쳐 8개 사업장 12명을 인터뷰하였다.

 인터뷰는 1대1 방식을 벗어나,
‘언니’와 후배 여성노동운동가, 여성노동운동단체 활동가들과
집담회를 통해 세대와 시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의 한 복판에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수출자유지역을 활보했던 주역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수록하였다.

마산수출자유지역은 여성노동자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나이에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보냈다. 어린 10대들은 야간학교를 다니면서 일했고, 관리자들의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분위기에 쥐꼬리만한 월급봉투를 쪼개 동생들 학교 보내고 집안 가장 역할을 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을 맞으며 마산수출자유지역 언니들은 ‘우리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민주노조 깃발을 움켜쥐고 거리로 뛰쳐나갔다. 한때 민주광장이라 불렀던 수출자유지역 후문을 생각하면 그 찬란했던 투쟁의 기억들이 어제 일같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수출 안 골목골목은 최루탄 냄새로 뒤덮였고, 그 골목을 우리는 해방구라 부르며 열심히 뛰어 다녔다.
 하지만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우리의 희망은 자본철수로 무너졌고, 거리로 내몰린 우리에겐 또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외자기업의 폐업과 집단해고에 맞서 싸웠던 여성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1992년 2월 26일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이하 ‘여노회’로 줄임)를 만들었다. ‘일하는 여성의 손과 지혜가 미치는 곳에 무한한 생명력이, 일하는 여성의 힘찬 함성이 있는 곳에 눈부신 사회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기치를 내걸고, ‘일하는 여성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매진하였다.
 지난 2012년 2월 26일, 여노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20주년 기획사업으로 ‘수출자유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삶, 그리고 희미해져가는 그 당시의 일상들을 되살려 자료화하고 정리하는’ 구술자료집 발간을 계획하였다. 그 당시 여건이 허락지 않았지만, 3년이 지난 오늘 마침내 『언니들에게 듣는다』로 일부나마 빛을 보게 되었다.
 이번 구술작업은 80년대 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진행하였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80년대 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조합 활동, 일상적 삶을 그대로 복원하고자 하였다 여성은 역사 속에서 항상 그 실제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왔다는 점에서 보다 분명한 여성의 위치를 바로잡고자 했고, 그러한 의미에서 수출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어느새 30년 세월이 흘러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가 되었다. 그때의 동생들, 언니들은 중년의 아줌마가 되었고, 기억은 점점 더 희미해져 안개에 갇힌 듯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얽히고 조각난 단상들을 꿰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50이 넘은 언니들은 20대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이야기 한다.
 “그래도 참 잘 살았다.”
 “그때 너무 많이 아팠겠구나.”
 “네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었어.”
 “훌륭히는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니 역할을 하면서 그런대로 잘 살고 있네.”
 “제 인생에서 가장 크고 멋진 일은 노동조합 활동했던거라예.”
 “별거 아니두만, 감옥 가는 것도……”
 이 언니들은 분명 여성노동자 역사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있는 주역들이다.  그때 수출자유지역을 가득 채우던 그 언니들은 지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가정주부로 각자의 위치에서 또 그때처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 담긴 글

- 역사의 빈 공간을 메우려 합니다
- 87은 우리의 미래다 
- 동생 노동자들에게 들려주는 언니,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 꽃피는 춘삼월엔 일하고 싶다 1
한국TC전자 ∙ 이연실

- 꽃피는 춘삼월엔 일하고 싶다 2 
한일합섬 ∙ 한국TC전자 ∙ 이연실

- 우리들의 20대가 자랑스럽다 
한국동경전자 ∙ 권옥선 김순자 김해영 이한금

- 나와 세상이 같이 가는 운동
한국웨스트전기 ∙ 김경영

-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됐어요 
한국웨스트전기 ∙ 송미옥

- 내 삶을 지킨 건, 긍정의 힘
한국중천 ∙ 이종엽

- 힘이 있어야 돼요
동경전파 ∙ 한경숙

-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한국태양유전, 동양전장공업주식회사 ∙ 이옥선

- 내 인생에서 가장 크고 멋진 일
한국스타 ∙ 손성란

- 가제트 팔
소니전자 ∙ 하영란

- 편집후기

  책구매문의는 마창여성노동자회로  055-261-5362  (가격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