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편들기, 이주노동자에게 반말과 인권침해, 차별 행정을 자행한 양산고용센터는 사과하라!!
이숙견 (양산지역 노동자 작업환경개선모임)
‘너희들 왜 신고했어?’
‘사장님이 화가 나있으니까 그렇겠지, 다시 가서 사장님한테 죄송하다고 하고 해보든가’
‘전화하지 마, 친구들 때문에 내가 일을 못 해.’
‘사장님 신고 안 하면 한 달 지나야 돼’
‘다 해주기로 했는데 왜 갑자기 그랬는지 이해가 안 돼’
‘사장님도 법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 왜 그랬어 갑자기? 도와줄려고 해도 너희들이 이래버리니까 도와줄 수가 없는거야’
‘사장님도 너희들한테 고발할거야 잘하면, 너희들이 계약위반 했다고’
위의 글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문제로 직권변경(사업장이동)을 요구한 이주노동자들에게 관할 고용센터 담당자가 온갖 짜증과 협박을 하면서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이렇게 일하다가 죽을거 같아요!!
이 사건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지난 3월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이하 양산 외노집)으로 3명의 스리랑카 노동자가 찾아왔습니다. “우리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데, 그 물질을 사용할 때마다 두통, 눈 따가움, 가슴통증, 구역질, 구토 등이 발생해요. 이 작업을 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계속 일하다가 죽을 거 같아요.”
사진 . 플라스틱드럼통 세척작업 – 욕조 안에 메틸클로라이드가 있음.
상담을 하러 온 스리랑카 노동자들은 모두 양산 산막공단에 소재한 철당(주)라는 회사에 일하는 노동자들로 이 사업장은 유기용제를 보관한 공 드럼통(플라스틱, 철 드럼통)을 수거해서 세척, 건조, 도장작업을 거쳐서 재생드럼통으로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몇 차례에 걸친 상담을 통하여 철당(주) 사업주가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산업안전보건법을 대부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6월 11일 양산지역노동자 작업환경개선모임(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공동대책위와 부산울산경남 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 양산지역 노동, 시민단체들로 구성됨)의 활동가들이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 위험상황신고를 하여 철당(주) 사업장의 문제점을 알렸습니다.
엉망진창인 작업장, 그 어디에도 노동자의 건강권은 보호받지 못하였다!!
노동자들은 세척작업과 도장작업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해물질-메틸렌클로라이드, 페인트 등-에 일주일에 3~4번 이상, 그리고 한번 작업 시 3~4시간 이상 노출되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안전한 환기시설은 물론 적정한 보호구(면 마스크 지급, 하루만 사용하면 구멍이 나는 장갑 등)가 전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지럼증, 두통, 눈 따가움, 가래, 기침, 구토 등의 유기용제 급성 중독증세를 호소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동자의 안전을 위하여 안전보건교육(특히 이주노동자의 경우에는 자국의 언어로 교육을 받을 권리)과 유해물질 사용시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함에도 사업주는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산업재해 은폐까지!!
더욱 심각한 것은 유독한 메틸렌클로라이드로 인하여 구멍이 난 장갑을 사용(장갑교체를 요구하였으나 교체해주지 않음)하다가 화상사고가 난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주는 산업재해는커녕 자비로 치료를 받으라고 했고, 이것도 모자라 화상을 입어서 아픈 노동자에게 다음날 바로 작업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세척작업에 대하여 작업환경개선과 치료를 요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무조건 몇 개월만 참고 기다리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직권변경(사업장변경)의 사유가 아니다!!
하여 양산지역 작업환경 개선모임은 6월 11일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위험발생신고와 함께 철당(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하여 사업장 문제를 폭로하였으며, 사업주를 고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양산고용센터에 직권변경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양산고용센터 담당자는 철당(주)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중대한 사안을 듣고도 고용노동부지침 상 사업장변경에 대한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현재까지도 그 판단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을 사업주가 위반한 행위가 직권에 의한 사업장 변경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떠한 상황이 직권 사유에 해당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양산고용센터는 2006년 노말 헥산 중독으로 하반신 마비가 왔었던 태국노동자들의 사건을 되풀이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오히려 사업주 편들기와 반말, 차별행정까지!!
노동부가 사업장 근로감독을 제대로 했더라면, 고용센터가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권이 보장되는 작업장인지 사전에 제대로 확인 했더라면, 이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민원을 제기한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변경은 켜녕,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양산고용센터는 오히려 사업주 편들기와 반말, 인권침해와 차별행정까지 자행했습니다. 이에 양산노동자 작업환경개선모임은 6월 23일 양산고용센터앞에서 긴급하게 항의집회를 개최하였고, 고용센터장을 만나서 항의서한을 전달하였습니다. 항의서한-직권변경요구, 책임자사과 및 재발방지대책마련, 당사자 징계 등-의 답변은 6월 30일 받을 예정입니다.
양산고용센터앞에서 선전전 진행중인 이주노동자
양산고용센터앞에서 선전전 진행중인 이주노동자
철당(주)앞에서 기자회견 후 방문했던 양산고용센터앞에 이러한 플랭카드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5월부터 6월말까지 이주외국인근로자고용사업장 일제점검’이라는... 도대체 노동부와 고용센터가 어떠한 점검활동을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이번 철당(주) 작업환경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산고용센터의 반노동자적인 행정처리를 확인하면서 양산지역 노동자 작업환경개선모임은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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