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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주군 사드배치철회 요구에서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까지

성주군청 앞마당 사드 반대 촛불집회가 50일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9. 1. 경남노동자민중행동은 성주지역의 사드투쟁 경과를 공유하기 위해 ‘사드배치철회를 위한 성주군민 소식지 1318+ 운영위원 류동인’을 초대하여 민주노총경남본부 3층 강당에서 초청강연회를 개최했다.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로 그 무덥고 긴 여름을 성주군민들은 50여일째 촛불시위를 지속하며 저항하여 왔다. 지난 7월 13일 오후 3시에 국방부는 성주 사드배치를 공식발표했다. 그 당시 성주 군민 수백명이 ‘안전한 먹거리 구매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성주군청에서 만나 사드에 대해 이야기라도 합시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이날 저녁 7시 성주군청 앞마당에는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서 글을 보고 온 주민 15명 정도가 모여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계속 소식을 듣고 군청 앞마당에 나오기 시작해 300명이 모였다. 그날 군청앞에 나와 있던 성주군 농민회장 이재동은 모인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사회를 보게 되었고, 밤9시경 첫 번째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이렇게 시작된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는 8월 31일로 50일을 넘기게 되었다.

‘사드배치철회를 위한 성주군민 소식지 1318+’은 사드 성주배치가 발표된 7월13일 단 하루만에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접속한 사람들로서 안전한 먹거리 구매 카카오톡 그룹채팅방 주민 1318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투쟁이 지속되면서 ‘사드 반대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운영중이며, 성주 촛불집회가 50일째 맞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사드와 관련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86퍼센트에 달했던 성주군에서 이토록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온 동력은 ‘사드 반대 카카오톡 그룹채팅방’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큰 밑바탕이 되고 있으며, 성주 투쟁에 참하여는 성주 주민들은 각종 학부모 모임, 초·중·고등학교 동창회부터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와 자유총연맹, 개인과 가족 명의, 노래방이나 편의점 같은 가게 상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위들이 절박함을 안고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성주군은 인구 4만5천명에 불과한 작은 지역인데, 마을 순찰과 마을 벽화등은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단체들이 맡고 있고, 음악 모임과 시낭송 모임들은 집회에서 노래를 하고, 시를 낭송하고 있다. 군청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촛불집회의 안내와 물품관리, 뒷정리도 모두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맡고 있으며, 한 달 넘게 이어진 촛불집회의 프로그램도 주민들이 준비한 시 낭소, 연극, 몸짓, 수화공연, 풍물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1318+ 카톡방은 사드와 관련된 여러 정보가 공유되고 있으며, 투쟁의 기획과 집행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평화의 ‘파란 나비리본’도 카톡방 토론에서 결정되었다.
7월 말경에는 카톡방에서 새누리당과의 간담회에 들고 갈 현수막과 피켓 문구를 고민하다가, 누군가 ‘근조 새누리’를 문구로 제안했고, 논의 중에 새누리당 장례식을 거행하자고 제안되었으며, 상여, 상복, 흰 국화 등 장례식에 필요한 물품들도 자발적으로 준비를 해왔다,
8월10일부터 시작된 백악관 탄원 10만 서명운동은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8월15일에 거행된 성주읍 성밖 숲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는 주민 8,000여명이 참여하는 범군민궐기대회였는데, 군민 908명이 삭발을 하는등 전례없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투쟁이 길어지고, 정부의 역공격이 지속되면서 지역내 일부 군의원 등이 제3부지 선정에 찬성하기도 하였지만, 자발적 참여를 이어오고 있는 군민들은 8월 27일 3천5백여명이 참여하는 인간띠 잇기 행사도 치루어 내었고, 추석장 계획 등 생활속에서의 투쟁을 지속시켜 나갈 준비도 하고 있다.

류동인 편집위원은 “촛불집회는 성주 군민들의 뜻을 모으고, 투쟁의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직접민주주의의 공간이 되었고, 사드 문제에 대한 교육의 공간이 되었다. ‘외부세력’ 프레임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제3부지’ 논란이 분열책동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교육과 토론을 통해서 알아 나가고 있다.”고 하고, “지난 8월 22일 김항곤 성주군수가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에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결정해달라” 고 밝혔지만 촛불집회 참가자는 여전히 줄어 들지 않고 있다. 투쟁이 지속되면서 “사드 성주 배치 발표 초기에는 전자파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건강문제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어서 지역투쟁으로 고립시켜 나가는 정부와 언론의 공세로 혼선을 빚기도 했지만, 미국과 청화대의 일방적인 결정과 정부의 성의 없는 태도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사드배치 자체가 철회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현재 성주 사람들은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내 고장이 소중하듯 남의 고장도 소중하며, 한반도 평화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그 과제를 현재는 성주군민들이 지켜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