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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폐쇄가 갖는 의미와 전망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부소장) 고리1호기, 건설에서 폐쇄까지 부산 기장군의 핵발전소 고리1호기가 2017년 6월 18일, 더 이상 발전을 위한 핵반응을 하지 않게 됨을 의미하는 ‘영구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한국 최초로 건설되고 또 폐쇄되는 핵발전소가 될 고리1호기의 퇴역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중요성이 부여되었고, 언론에서도 앞 다투어 그 의미와 여파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리1호기가 더 이상의 수명연장 없이 폐쇄되리라고 낙관할 수 없었다. 1977년 건설이 완료되어 다음해부터 계통 병입, 즉 상업적 전력 생산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이었으나 2007년에 10년의 수명연장 결정이 내려졌고, 이미 이 즈음부터 노후 핵발전소의 .. 더보기
나의 친구 랄을 기억해주세요 '사람의 정체성은 피부색이나 신장색이 아닙니다. 사람의 정체성은 마음과 생각으로 정의됩니다..' (대우조선 컨테이너선 추락사고로 고인이 된 랄바하둘의 SNS 상태 메세지) 김 정 열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운영위원ᆞ대우조선 현민투 사무국장) 네팔에서 온 청년 타파체트리랄바하둘. 줄여서 랄바우둘이라 부르며 나는 그를 랄이라 부른다. 랄과 나는 친구다.우리의 인연은 2015년 초 이주노동자 태권도 모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그렇듯 랄은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늘 지쳐 있었고 그런 그에게 태권도 수업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생활이자 해방구였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선 어떻게든 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런 랄은 모임때마다 항상 어깨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 더보기
스물일곱 지훈씨의 조선소 취업기 또는 생존기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스물일곱 살 지훈씨는 전남 강진에서 알바천국 광고를 보고 거제에 왔다. 광고에는 “일급 15만원, 4대보험 회사부담, 당일 바로 입사”라고 되어 있었다. 조선소 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뭐 못할 것도 없겠다 싶었다. 구인광고에 나와 있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하니 당장 오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거제에 와보니 광고처럼 당일 입사가 되는 건 아니었다. 지훈씨 말고도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에서 온 또래가 2명 더 있었는데, 전화를 받았던 ‘제일ENG’ 과장이라는 사람이 모텔을 잡아주며 일단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일ENG’가 아닌 ‘현주기업’이라는 곳에서 사람이 왔다. 숙소도 원룸으로 옮겼고 드디어 입사 날짜가 잡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