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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낙동강의 맹독성 녹조 식수만 안전하면 괜찮은가?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여름이면 낙동강 수계에서 활동하는 지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녹조때문에 일주일 중 거의 2~3일을 낙동강에서 보낸다. 1일은 계획에 의해서 1~2일은 다른 이들의 요구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

4대강사업 이후에 낙동강 뿐만 아니라 한강 금강 영산강에서 일제히 녹조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강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한강과 낙동강 수계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더 바쁘다. 식수원이 아닌 강의 경우 시민들과 언론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산강과 금강은 식수원은 아니지만 여전히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어 인간의 먹거리와 생활과 완전히 상관없지 않다.   

낙동강에서 발생되는 녹조는 대부분 남조류로서 유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시킨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섭취할 경우 담즙산 저장시스템을 통해 대부분 간으로 이동하여 간질환을 유발한다. 일부는 혈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조직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특히 체내의 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성인들보다 더 큰 위협을 받는다

지금 낙동강 수계의 영남주민 1천만명이 맹독성에 오염된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녹조대응이 낙동강에 집중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조류경보제가 발령되어도 정부의 녹조대응은 녹조발생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남조류가 발생해도 고도정수처리를 하기 때문에 식수는 안전하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 시민들의 수상레저, 가축의 강물 섭취, 농업용수 사용, 어로활동, 어패류 식용 등에 대해서는 경고를 하지 않고 있다.

낙동강에는 450여명의 어민들이 어업활동을 하고 있다. 어업을 전업으로 하는 어민들만 220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5월말부터 어민들의 그물에는 대부분 죽은 물고기와 새우들이 올라오고 있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낙동강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도 어로작업은 이루어진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들은 원산지 표시 없이 그대로 시중에 유통된다.

문제는 이때 잡은 물고기들의 내장은 남조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을 함유할 위험이 있다. 어패류의 내장은  한약 등의 이유로 아가미나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남조류 독소에 노출될 수 있다. 끓여서 섭취하더라도 남조류 독소는 분해되지 않으므로 녹조류가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가능한 어획을 중단해야 한다.

더욱이 유독성 남조류는 야생생물 및 생태계에 위해성을 미친다. 유독성 녹조현상이 발생한 구역의 플랑크톤을 섭취한 야생동물은 체내에 독소가 축적되면서 간 손상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축을 방목하는 외국에서는 유독성 남조류로 인한 가축 폐사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녹조현상은 심수층의 산소 고갈을 유발하는 등 수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쳐 호수의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주요원인이 된다.

뿐만아니라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에서 미처 녹조에 대한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한 시민들이 수상레져를 즐기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된다. 더욱이 아이들의 녹조 강수욕을 하고 있거나 수상스키 중 출발과 종료시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수시로 보게 된다. 그때마다 조류경보와 남조류의 유해성을 설명해주어 수상레져 활동을 중단시키곤 한다. 

그렇다면 녹조로 오염된 물로 생산된 농산물은 안전할 것인가. 낙동강은 유역의 논 약 86만ha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은 하천연장 400.7㎞, 유로연장 510.36㎞, 유역면적 2만 3384.21㎢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강이다. 강원도에서 발원하여 경북 대구 경남 부산을 거처 남해안에 닿는다.  정부의 낙동강 녹조에 대한 대응이 발생된 녹조를 제거하는 것에 맞춰져서는 안되는 이유다. 

2012년 부터 매년 연례행사처럼 낙동강에 찾아오는 불청객 녹조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온(24℃이상), 유속(느리거나 없고), 영양소(질소와 인과 같은 오염물질), 햇빛(광합성)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가 유독성 남조류에 의한 피해 예방을 위해 1999년 펴낸 안내서 ‘물속의 독성 시아노박테리아(Toxic Cyanobacteria in Water)’는 시아노박테리아에 대해 “다른 많은 조류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대량 발생하기 위해서는 긴 체류시간이 필요하다. 체류시간이 짧은 물에서는 대량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낙동강은 4대강사업 이후 강물의 흐름이 10배 이상 느려졌다. 대한하천학회 박창근교수의 부표이동 실험에 의하면 91시간 동안 총 30km를 움직여 측정 구간의 유속은 약 9cm/s로 나타났다. 대한하천학회에서 4대강 사업 시작 전 같은 구간을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 유속 70cm/s에 비해 약 8배 느린 속도다.

따라서 낙동강의 녹조문제 해결은 보수문을 개방하는 것이다. 정부가 결정하면 할 수 있으면서 비용까지 적게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물흐름을 차단하고 있는 보수문을 열면 된다. 보수문 개방 이후에도 녹조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보를 철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