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참바라기)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추모위원회
4월 16일(토)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67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준비한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는 간간히 흩뿌렸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행사는 무사히 잘 진행되었다. 창원 추모문화제를 사진을 통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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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월호 창원촛불)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이 사전공연을 해주었다. "맘 놓고 놀 수가 없어요 / 맘 놓고 놀 수가 없어요 / 시끄럽다는 소리가 / 더 시끄러워요 / 듣기 싫다는 소리가 / 더 듣기 싫어요" 사전공연에서는 아이들의 글로 만든 노래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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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마이뉴스 윤성효)
우창수와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의 사전공연이 끝나고 '공개 토크쇼'가 이어졌다. 토크쇼는 그 동안 각 지역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활동을 해 온 남정우 님(마산), 하승우 님(창원), 천현주 님(거제) 세 명의 이야기 손님을 모시고 '세월호 창원촛불'의 이김춘택 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사진=참바라기)
추모문화제는 '기억하라-인양하라-처벌하라-행동하라'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기억하라'는 우리춤예술원 이명옥 님의 진혼굿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문화제 사회를 맡은 금속노조 경남지부 강웅표 님이 무대에 올라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낭독했다.
※ 강웅표 님의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낭독 듣기 (클릭)
(사진=참바라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초등학교 교사 최문석 님의 '천개의 바람'과 가수 김산 님의 '잊지 않을게', '광야에서'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사진=참바라기)
'인양하라' 순서에서는 사회자를 따라서 참가자들이 아홉 명 미수습자들의 이름을 함께 불렀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맞춰 미수습자 피켓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어 단원고 희생 학생들과 같은 나이로 올해 스무살이 된 이효정 님이 미수습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읽었다.
그리고 어렵게 전화가 연결됐다. 참사 2주기를 맞아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를 만나기 위해 진도 팽목항에 계시는 조은화 어머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세월호의 조속하고 안전한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호소하는 말씀이 간절했다.
(사진=참바라기)
우창수 김은희 부부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는 중간에 무대에서 사람들 사이로 내려가 비눗방울을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참가자들은 알 수 없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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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참바라기)
'처벌하라' 순서는 김유철 시인의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시 낭송으로 시작됐다. 시인은 거듭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물었다.
"타서는 안 될 배 / 출발해서는 안 될 배 / 사람도 동물도 화물도 실어서는 안 될 배였다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이상한 선원들과 이상한 소유주와 이상한 연락망의 / 검은 그물을 칭칭 동여 감은 / 비밀의 배 세월호가 안개 속으로 들어간 4월 15일 밤 / 안 돼, 제발, 안 돼, 제발, 안 돼 / 그 밤이 지나면 4월 16일이 오는데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목포 브이티에스 / 해경123정 / 해군과 119구조단 / 그래 국가가 말하던 구조대원 726명과 함정 261척 항공기 35대 / 사상 최대의 수색작전 아니 골든타임을 봉쇄할 사상 최대의 거짓말 작전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대한민국 국민 사백 칠십 여섯 명 / 아니 사람 사백 칠십 여섯 명이 탄 배가 침몰했는데 / 그 날 국가는 없었다 / 봄이 두 번 지나도록 외면하고 / 스물 네 달이 지나도록 / 4월과 팽목항과 세월호와 단원고와 안산을 지우려고만 애쓰는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생각해 보라 / 누가 흘려야 하는 눈물인가 / 귀 기울여 보라 / 아직도 그 목소리 들리지 않는가
일곱 시간 동안 물을 움켜잡던 / 일곱 시간 동안 물을 들이마시던 / 일곱 시간 동안 감을 수 없었던 사람의 눈동자를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 정녕 이것이 우리가 살아갈 국가란 말인가."
(사진=참바라기)
시낭송에 이어 '세월호 참사 마산시민행동'의 남정우 님의 발언이 있었다. 남정우 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을 규탄하며 △세월호와 9명의 미수습자를 조속하고 온전하게 인양하라! △세월호특별법을개정하여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모든 책임자를 처벌하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을 제정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고 참가자들은 이 요구를 함께 따라외쳤다.
(사진=세월호 창원촛불)
노래패 '좋은세상'의 남지훈 님은 노래 '더이상'을 부르며 "분노하라 / 행동하라 / 이 미친 세상을 바꾸어라 / 더 이상 / 이제는 더 이상 / 물러서지 않으리라" 결의를 다졌다.
※ 노래패 '좋은세상' 남지훈 님 공연 영상 보기 (클릭)
(사진=참바라기)
마지막 '행동하라' 순서가 시작됐다. 16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차례로 무대 앞으로 나와 자신의 다짐을 짤막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세월호 창원촛불'이 노래 '화인'을 불렀다. "이제 사월은 내게 /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 이제 바다는 내게 /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니다" 여러번 반복되는 노래의 후렴을 모든 사람이 한 목소리로 같이 불렀다.
16인의 나의 다짐중에서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꿈키움학교에 다니는 3학년 박재우라고 합니다. 벌써 세월호가 침몰된지 2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밝혀진 것 하나 없습니다. 그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이 죽어갔는데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해경은 왜 안 구했는지도 모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그저께 20대 총선이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어머니, 아버지께 내일 꼭 우리를 위해서라도 투표해라고 하였습니다. 결과는 16년 만에 여소야대, 사람들은 놀랐고 그리고 기대하였습니다. 야당 더붙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분들이 잘해서 투표한 게 아닙니다. 그나마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으로 투표 한 것입니다. 새누리당 이겼다고 너무 자만하시지 마시고 국민의 위한 정치를 해주세요. 저는 이제 내려갈 건데 마지막을 미수습자 9인의 이름을 따뜻한 위로의 의미로 한번 불러주시죠. 제가 먼저 부르면 따라 불러 주세요.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9인의 이름을 잊지말고 기억해주세요."
"생명보다 친구보다 돈이 소중하냐. 친구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찢는다. 가만히 잊지 않겠다, 무시당하고, 쓰러지고, 맞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미안합니다."(20살 박성준)
※ 세월호 창원촛불 노래 '화인' 공연 영상 보기 (클릭)
(사진=세월호 창원촛불)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는 참가자 모두가 함께하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으로 마무리됐다. '세월호 창원촛불'에서 엄마 아빠와 매주 촛불문화제를 함께 해 온 한결이, 의찬이, 다혜 세 명의 아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아이들의 목소리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몸짓패들이 무대 앞에 서서 플래시몹을 시작했고 참가자들은 그것을 함께 따라했다. 플래시몹의 마지막에 '세월호를 인양하라! /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구호가 적힌 세월호 인양 현수막이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현수막으로 모여들어 함께 손을 흔들며 추모문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 영상 보기-(1) (클릭)
(사진=풍경소리)
67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는 많은 사람의 참여 속에서 함께 의미를 나누며 끝났다. 추모문화제가 끝나자 비로소 참았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강풍을 동반한 비가 밤새 계속됐다.
2주기 추모문화제는 끝났지만, 세월호를 인양하여 9명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실천과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추모문화제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함께 약속하고 함께 다짐하고 다시 각자의 삶의 공간으로 돌아갔다.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의 '세월호 인양 인증샷'을 모아 만든 사진 리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