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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고 있죠

노동건강문화공간새터 사무국장 천현주

10월 11일 거제 아주동 공설운동장에 흥겨운 마당이 열렸다.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거제지역 노동자 한마당’은 새터와 대우조선 노동조합 그리고 지역의 단체와 노동자들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행사 사진은 거제 뉴스광장에 실린 사진을 올립니다

 

 

 

처음 행사를 기획하며 많은 걱정들이 있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만나야 하고 예산도 짜야하고, 식사도 이주노동자 들의 입맛을 고려해야 했다. 여러 단체들도 만나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들..새터 운영위원들과 몇 번이고 회의를 하며 진행되었다.
아직 이 일이 낯선 나에겐 조금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하나씩 차분히 이주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라는 걸, 첫 만남에서 느낄 수 있었다. 순수하고 예의바르고 착한 사람들, 혹시나 많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쩌지? 라는 고민도 있었지만 그 고민들은 행사가 다가올수록 다른 걱정으로 바뀌었다. 예상외로 많은 이주노동자 분들이 참석하시겠노라 했다.
행사 당일 정말 많은 이주노동자 분들이 와주셨다. 정말 흥도 많고 체력도 좋은 친구들이다.
축구를 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마음속 힘듦과 어깨의 무게를 다 덜어버리려는 몸짓처럼 보였다.
오전 축구경기가 끝나고 점심 식사시간 360여개의 도시락이 순식간에 없어졌다. 행사 진행요원 들과 방문해 주신 여러 단체들껜 급하게 김밥을 주문해서 나누었다. 어림잡아 400여명이 넘는 듯 했다.
오후에 다시 시작된 축구경기 다치지 않고 끝나길 바랬던 마음과 달리 부상자가 생겼다. 놀란 마음에 달려가 보니 축구 골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다행히도 현장에 근로자 건강센터에서 나와 주신 의료진 분들이 계셔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고, 응급치료 후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았다. 다른 한분은 팔을 조금 접질려서 병원으로 후송했다.  다행히도 큰 부상이 아니여서 치료를 받고 다시 행사장으로 오셨다.
경기가 끝나고 이어진 노래자랑 에선 10여명의 이주노동자 들이 노래를 불렀다.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시상식도 진행을 했다.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들도 기억에 남는다.
시상식이 끝나고 잠시 음악이 나오자 이주노동자들은 모여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정말 흥 많은 친구들...
행사를 진행하기까지 과정들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단 하루 이 행사에 와서 맘껏 즐기는 이주노동자들의 얼굴을 보니 그래도 잘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이주노동자 분들이 와서 사진도 같이 찍자고 하고, 새터 대표님 손을 잡고 너무 즐거웠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돌아갔다.
단 하루였지만 그들에게 지친 날들의 작은 보상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