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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다 -- ‘남강오백리 물길여행’을 읽고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장) 80년대 초반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겉보기에는 모범생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회의와 불만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성적은 잘 나왔지만 단순암기식 공부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이 있으리란 분위기가 지방의 중소도시에조차 떠돌았다. 대학에 진학한 문학 서클의 선배들을 통해서 80년 광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간간히 들려왔고, 교과서 특히 ‘국민윤리’라는 과목에 있는 내용들 가령 공산주의자는 도덕적으로도 나쁜 놈들이라는 이야기들이(당시의 국민윤리 교과서의 내용이 그러하였다) 실제와 다르다는 건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외국 소설들만 꼼꼼히 읽어보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말로나 까뮈의 소설에 나오는 공산주의자들은 나쁜 놈은커녕 대의.. 더보기
분노의 대열, 희망의 행진 2016. 11. 4. 오후5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시간에 창원 상남 분수광장에는 촛불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최순실과 무당이 지배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500여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창원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고, 대열이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 2천여명의 인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마치 아버지의 쿠데타를 기념하듯이 51.6%로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는 앞선 대통령들과는 달리 창조적인 범죄를 저질러 왔다.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내세운 기초연금 학대, 의료복지 확대, 경제민주화, 철도 민영화 추진 반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그가 국정을 운영하는 동안 하나같이 그 반대쪽으로 추진되었고, 언론은 이러한 박근.. 더보기
훼방 70년 ⑦ : 108년 후의 금수회의록 최형록 (필통 필진) 1. 레닌이 ≪철학노트≫를 쓸 때 안국선은 108년 후의 금수회의록을 썼다. “...지금 세상은 인문이 결딴나서 도덕도 없어지고 의리도 없어지고 염치도 없어지고 절개도 없어져서 사람마다 더럽고 흐린 풍랑에 빠지고 헤어 나올 줄 모르고 온 세상이 다 악한 고로 ... 도척이 같은 도적놈은 청천백일에 사마(네 필 말 수레)를 달려 왕궁 국도에 횡행하되 사람이 보고 이상히 여기지 아니하고 안자(공자가 가장 아낀 제자)같이 누항(좁고 더러운 거리)에 있어서 한 도시락밥을 먹고 표주박 물을 마시며 간난을 견디지 못 하되 한 사람도 불쌍히 여기지 아니 하니 슬프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거꾸로 되고 충신과 역적이 바뀌었다. 이 같이 천리에 어기어지고 덕의가 없어서 더럽고 어둡고 어리석고 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