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고용노동부양산지청앞에서 양산노동부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농업이주노동자 노동인권침해 외면하는 양산노동부를 규탄한다!
양산노동부는 농업 여성이주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 말라!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습니까?
2012년 이주인권연대에서는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백서 <노비가 된 노동자들>을 발간하였고,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 용역사업으로 참여했던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는 더욱 폭넓게 한국사회에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알렸습니다. 2014년도에는 앰네스티에서 <고통을 수확하다>라는 인권보고서를 발간하며 ‘인권밥상’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그런 과정들 속에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하고 기막힌 상황이 폭로되었지만, 부산경남지역은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가까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밀양지역 깻잎 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들의 호소를 듣게 되었습니다.
월, 화, 수, 목, 금, 금, 금...
하루 10시간~12시간 근무, 월 평균 2회 휴무에도 한달 월급 고작 110~130만원.
▶깻잎하우스에서 일하는 모습. 매일 아침 6시에 출근, 12시~13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저녁 17:30분까지 열심히 일해서 하루에 깻잎 15박스(1박스당 100장짜리 100묶음)를 따야한다
최저임금 위반과 임금체불로 노동부에 제기하면 사업주는 “근무시간은 8시간이고 휴게시간이 3시간이다. 더 줄게 없다.”고 우깁니다.
노동자들이 “우리는 점심시간 한 시간밖에 안 쉬었어요. 3시간 아니에요.”하면 사업주는 “물마시고, 화장실가고, 머리만지고, 휴대폰하고…계속 안 쉬었나?”라고 퍼붓습니다.
심지어 허리 펴는 시간도 휴게시간이랍니다. 사업주는 오전오후 참 시간조차 아까워 노동자들이 일하는 밭고랑으로 한명 한명 찾아가 초코파이와 커피를 주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그 자리 선 채로 받아먹고는 곧바로 깻잎을 다시 따야 했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첫 월급을 두 달이 훨씬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고 이후에도 상습적으로 체불되기 일쑤였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기록과 사진, 동영상 등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 제출하였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가 작성한 근무기록. 노동자들은 달력에 매일매일의 근무기록을 남겼다.
공식 동네 머슴?
불법적인 파견근로로 만연합니다. 이곳에 일하기로 계약했는데, 내일은 저곳, 낼모레는 또 다른 곳에 누군지 모르는 사람의 작업지시를 받으며 일해야 했습니다. 노동 강도가 더 높아지고 노동시간이 길어져도 단지 여덟 시간 분 임금을 받을 뿐입니다. 노비가 따로 없습니다.
사업주 마음대로 이곳저곳 보내는 것은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에게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을뿐더러 발각되면 해당 이주노동자는 미등록체류(불법취업)로 적발되어 강제추방 당할 수도 있습니다.
◀불법적인 파견 – 밀양 최◌◌농장에서만 일해야 하는 데도 농장주가 불법적으로 파견
비닐하우스 안에 패널집이 월세 60만원?!
비닐하우스 안 패널집에 옵션으로 야외 간이 화장실과 온수가 안 나오는 샤워실까지 해서 월세 60만원이랍니다.
밭에 둘러싸여 외딴 곳에 위치한 숙소는 비닐하우스 안에 패널로 칸막이한 공간이거나 컨테이너입니다. 난방과 온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환경이 불결한 문제, 더위와 추위에 취약하고 통풍이 잘 안 되는 문제,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져 내리거나 너무 더러워 사용할 수 없을 지경의 실외화장실 등, 농업노동자들에게 집은 편하게 쉴 곳이 못됩니다. 허술한 잠금장치와 견고하지 못한 벽과 문은 여성 노동자가 다수인 농장 기숙사에서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시킵니다.
3년씩이나 계약을 하고서 ‘임시’주거시설, 아니 주거시설이라 말하기 민망한 비닐하우스를, 그것도 비가 새는 방을 제공한다는 것은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업주는 이런 임시 주거시설을 제공하면서 1인당 월 30만원씩을 일방적으로 임금에서 공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인데, 관할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서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 캄보디아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위반과 임금체불, 불법적인 파견, 비인간적인 숙소 시설과 부당하고 과도한 숙소비 공제” 등으로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 2016년 9월이고 지금까지 다섯 차례 이상 조사를 위해 양산지청에 출석했는데도 묵묵부답입니다.
농장에서 일하다보니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에 대한 증빙이 어렵습니다. 4개월간 이주노동자들의 진술은 일관성을 띄었고, 현재에도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진술 역시 일치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그저 내키는 대로 본인들이 유리하다고 느끼는 대로 진술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진술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등 일관성도 신뢰성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이렇듯 중요한 당사자 진술이 엇갈리는 것에 침묵해오며 근로감독관이자 사법경찰관으로서의 직무를 방기하는 한편, 이 노동자들의 호소에 대하여 진실을 규명하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처음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근로감독관은 조사를 위해 출석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애들이….”라고 수차례 말하며, “누가 먼저 할래? 한글 못 읽어?” 등 반말을 일삼았습니다. 사업주에게 편파적인 조사를 하며 이주노동자들과 상담활동가에게는 “법도 모르는 양반들한테 뭐를 진정을 하냐, 가족처럼 지내면 되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석 조사를 받을 때에 원칙대로 충분히 진술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간 합의를 종용할 뿐이었습니다. 이미 양산지청장과의 두차례 면담을 가지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밀양 깻잎 밭 농업노동자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전혀 의지가 없으며 능력도 없어 보입니다.
이에 (가)밀양 깻잎 밭 이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모임은 농업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인권침해를 수개월째 외면하는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을 규탄하는 한편, 밀양지역 깻잎 밭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근로감독과 개선의무가 있는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이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고 농업이주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지금당장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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