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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나는 권고사직 대상자였다 전준택 (stx조선해양지회 노동자) 9월 회사에서 권고사직 대상자라고 통보를 받았다. 그 전부터 어느정도 현장에 소문이 들았던 터라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232명이라는 권고사직 대상자.. 어떤 기준인지? 어떠한 근거인지로 권고사직대상자(이하 '권사자')들은 억울해 했고 망연자실 했었다. 한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술에 기대어 패닉상태에 빠져 산 게 사실이었다. 쟁대의 회의 때나 노동조합으로 올라와 무슨 기준이냐? 무슨 근거냐? 라고 따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노조나 회사에서는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제시해주지는 않았다. 권사자들의 기준과 근거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광분해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권사 철회가 목적이라고 쫓아다니며 설득을 했다. 나 역시 권사자였으니 말이다... 더보기
노동일기 글 (고구마) 노동운동을 하게 되면서 항상 내 마음에는 한 구석이 불편했다. 나는 진정으로 노동자의 삶을 이해하면서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걸까? 아니 너무나도 궁금했다. 노동이란 게 무엇인지 노동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나는 교차로 신문에서 제일 가까운 S중공업 사내하청에 연락을 했고 면접을 봤다. 2016년 4월 19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 반 동안 일을 하기로 했다. 3개월 동안 너무 힘들었다. 주야하면서 생활 패턴이 다망가지고 일도 너무 힘들어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았다. 3개월 동안의 노동이야기를 얘기하면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내가 들어간 회사는 S중공업 내의 사내하청이다. 만드는 물건은 자동차 엔진을 담는 엔진룸과 타이어 스프링 등 전문적인 용어는 잘 모르고 대칭.. 더보기
무법천지 조선소, 노동조합으로 하청노동자의 삶을 바꾸자 안녕하십니까?저는 통영과 고성 인근의 중소조선소 물량팀에서 8년간 일 해온 노동자입니다. 먼저 조선소 하청노동자를 위하여 먼 길 마다 않고 거제까지 내려와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에게는 저를 포함한 네 식구가 있습니다. 내가 귀찮을 정도로 애교가 많은 아내, 입시 준비와 사춘기로 말은 없지만 항상 엄마 아빠를 제일 먼저 생각해주는 믿음직한 큰딸, 그리고 막둥이지만 항상 의젓하고 배려심 많은 막내아들, 이렇게 네 식구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네 식구의 생계와 행복을 담보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이곳엔 저희를 지지해 주시고자 모이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희 하청노조 설립을 감시하고 방해하기 위하여 각 조선소의 노무 팀에서도 나와 있을 것으로 판.. 더보기
10월 29일 거제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두 번의 죽음과 두 번의 싸움 지난 5월 11일 새벽 서른여덟 살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어린이날 연휴, 대통령이 정한 임시공휴일에 모처럼 가족들과 3박4일 캠핑을 다녀온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회사는 월요일 출근한 노동자에게 부당한 조치를 했고 그는 결국 고민 끝에 사직서를 썼습니다. 하지만 “개 같이 일하다 개 같이 버려졌다”는 모멸감은 끝내 견딜 수 없었고, 다음 날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는 아홉 살 아들과, 일곱 살, 다섯 살 딸을 둔 세 아이의 아빠였습니다. 일곱 살, 다섯 살 동생들은 아직 죽음이 뭔지 몰라서 장례식장에서도 회사 앞에 차려둔 빈소에서도 웃고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나 아홉 살 .. 더보기
고 한광호 님의 산재 승인을 환영하며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가학적 노무관리를 중단시키자. 유성기업 노동자 고 한광호 씨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회사로부터 11차례 고소당하고, 8번 경찰 조사를 받고, 세 번째 징계를 앞두고 자살한지 200일이 넘었다. 2016년 10월 18일 발표된, 고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한다는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은, 뒤늦긴 했지만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 하고 있는 고인의 가족과 동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인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한 판정 결과에 환영을 표할 수만은 없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판정서에서 “수년간 노조활동과 관련한 갈등으로 인해 우울증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건 발생 1주전의 사실조사 출석요구서가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아 고인의 사망을 업무상.. 더보기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 * 산추련 소식지 산재없는 그날까지 회지에 실린글입니다. 1.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작년부터 대형 조선소 부실과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 되면서 하청업체 폐업이나 임금체불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들에 제각각 대응하면 ‘민원 해결’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소 구조조정 과정에서 업체폐업, 임금체불, 임금삭감 등 하청노동자들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 사회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지역적,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응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주로 거제지역의 노동단체, 사회단체, 시민단체 등에 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토론회를 제안해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의 토론회를 진행.. 더보기
노동자는 아프다 중소공단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하다. 부산 녹산공단, 양산 웅상 공단, 울산 효문공단 노동자 10명 중 7명이 근골격계 질환 호소 10명 중 8명이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경험한 적이 없거나 알지 못한다 2016년 4월부터 6월 30일까지 부산 녹산공단, 양산의 웅상 지역공단 (소주공단, 고현공단, 웅비공단, 와지공단), 울산지역 효문공단 곳곳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대상은 녹산 공단 노동자 244명, 양산 웅상지역 노동자 203명과 울산지역 노동자 68명으로 총 515명이었다.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8명이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를 경험한 적이 없거나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은 59%정도가 3.. 더보기
27억 체불임금 누가 책임져야 하나? - 원청 상대로 투쟁에 나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27억 체불임금 누가 책임져야 하나? - 원청 상대로 투쟁에 나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준)) 임금 삭감, 임금 체불, 업체 폐업... 박근혜 정부와 대형 조선소가 밀어붙이는 ‘구조조정’에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고통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당을 1만원~2만원 삭감하거나 상여금을 150% 삭감하면 한 달에 20~30만원 월급이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상여금을 아예 없애고 기본급에 포함하게 되면, 그나마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매년 조금씩 오르던 시급도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 하게 된다. 안 그래도 빠듯한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 진다. 삭감된 월급이라도 제 때 나오면 다행이다. 원청 조선소가 기성금을 후려쳐서 돈이 없다며 월급이 30%나 50%씩 체불되기 시작한다.. 더보기
한국지엠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장은 대법원은 지난 6월 10일 한국지엠창원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5명의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 대해 이들이 한국지엠의 정규직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 소송의 연장선에서 보면 당연한 판결이겠으나, 한국지엠에서는 그리고 창원지역에서는 첫 번째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판결이 단지 소송을 낸 5명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므로 이후 노동조합과 소송 당사자의 대응이 궁금했다. 그래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김희근 지회장과 소송 당사자 중 한 명인 최연갑 조합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각각 차례로 진행하였지만 내용은 함께 정리했다. : 먼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소개해 달라 : 대법원 판결은 ‘심리불속행’이라고 해서 내용에 대한 심리 없이 회사측의 상고.. 더보기
생애 첫 이주노동자 상담, 고용센터의 업무실책 바로잡아 김중희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새터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된 이후 4월 1일에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사무실을 찾았다. 부산고용센터에서 추천한 업체에 가서 근로계약을 하고 신고하러 갔더니 구직기간이 만료되어 미등록 체류자가 됐으니 당장 출국하라는 말만 듣고 무서워서 도망쳤다가 주변에 동료들의 얘기를 듣고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았다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 상담내용은 아래와 같다. - 2014. 3. 26. 입국(E-9 비자) - 2015. 8월 몸이 안좋아 퇴사. 이후 진단서 첨부하여 구직기간 3개월 연장함. - 2016. 1. 20. 부산고용센터에서 23일까지 입사해야 한다는 연락과 업체 추천문자가 옴. - 2016. 1. 22... 더보기
자, 이제 우리가 말할 차례 최수영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활동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5년 「‘을’들의 당나귀 귀」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서울의 정오, 기차를 3시간 타고 다시 1시간 쯤 홍대 근방을 헤매다 팟캐스트 녹음 장소인 ‘안가’를 찾았다. 전국의 여성노동자회는 중앙의 한국여성노동자회를 포함하여 지역에 11개 여성노동자회(이하 여노)가 있다. 그중 중앙과 수도권의 여노(서울, 안산, 부천, 수원) 그리고 마창여노의 평등의전화 활동가가 팟캐스트 제작에 참여했다. 복합문화공간인 ‘이이제이 안가’는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제작하는 곳이다. 공간에서는 밥과 커피, 술 등을 파는데 그 끝에는 녹음부스가 마련돼 있다. 탁자와 의자 세 개로 꽉 들어찬 공간. 탁자 위에는 기다란 마이크가 세 개. “자, 한 분.. 더보기
하청노동자 옥죄는 블랙리스트 반드시 뿌리뽑아야 합니다 하청노동자 옥죄는 블랙리스트반드시 뿌리뽑아야 합니다!- 故 김OO 노동자의 명복을 빕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7월 11일(월) 아침 8시 경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기업에서 물량팀으로 일하던 김○○ 노동자가 1도크 블록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선소 밥 먹은 지 22년 됐고 대우조선해양에서 6년 넘게 일한 노동자였습니다. 고인은 근무가 없던 7월 10일(일) 오전 대우조선해양에 들어와서 지금 자신이 일하고 있는 2도크가 아닌, 이전에 자신이 일하던 1도크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죽음의 이유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인의 죽음에는 하청노동자의 목을 옥죄는 ‘블랙리스트’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체불임금 가지.. 더보기
일하다 사망한 하청노동자, 자살로 몰려 2년간 유가족 진상규명 싸움, 이제 법원에서 2라운드 시작한다. “아이들을 위해 진상규명 나섰습니다. 억울함 꼭 밝혀주십시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아이는 괜찮아요?”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고 유가족을 만났다. 아이 아빠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하고 영안실에서 만났던 고1 남자아이는 이제 벌써 고3을 맞고 있었다.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했고 그런 아빠의 시신을 입관할 때 가족을 대표해서 보았던 아이는 그 후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집 밖 출입도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했던 터이다. “ 네. 학교도 잘 다니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려요” 이제 40대 후반에 들어선 아이엄마가 웃으며 대답한다. 전날까지도 서로 안부를 묻던 아이아빠가 작업 중 에어호스선에 목이 감겨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성남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달려왔는데.. 더보기
이주민의 기본노동권 서평 최종만 (지구인의 정류장 사무국장) 2012년 나온 ‘이주민의 노동기본권’ 개정판 발간에 축하와 고마움의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에서는 2012년 캄보디아어 500권 외, 여러 언어로 이 책을 구하였는데, 올해 초판 배포가 끝나면서 적절한 시기에 개정판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노동법 및 산업안전 교육에 더 없이 좋은 교재로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그 동안 변화한 제도와 상황들을 충분히 반영하였고, 이주노동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술과 삽화가 여전히 돋보이는 실용서입니다. 일단 개악되었다 할지라도, 바뀐 출국만기보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주노조와 노동조합 설립에 관해 추가된 내용은 진보적인 책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노동권 항.. 더보기
조선소 물량팀 노동자의 증언 ※ 이 글은 2016년 6월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증언대회 에서 발표된 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고성, 통영 인근 조선소의 물량팀에서 용접공으로 일해 온 노동자입니다. 저는 2008년 10월 직업전문학교에서 특수용접과정을 수료하고 그 해 11월 마산에 위치한 OO중공업의 물량팀에서 처음 용접 일을 시작하여 오늘까지 8년째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 직업전문학교에서 용접을 배울 때만 해도 새로운 것에 도전 한다는 큰 희망에 부풀어 시작하였지만 막상 취업 후의 현실은 제가 그 동안 겪어 왔던 직업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처우는 그 위상과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원청에서 하청으로 하청에서 물량팀으로 물량팀에서 돌관팀으로 다단.. 더보기